은행 연체율 0.67% '9년 7개월 최고' … 중기대출 11년 만에 1%반도체는 호황인데 내수는 침체 … 성장과 현장의 괴리 경고등기업대출 1408조로 늘었지만 상환능력은 더 빠르게 악화금리 인상까지 겹쳤다 … 하반기 은행 건전성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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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대출 연체율이 0.67%로 9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중소기업 연체율은 11년 만에 1%를 넘어섰다. 반도체 호황으로 성장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내수 기업의 상환능력은 오히려 악화하면서 한국 경제의 체력이 은행 건전성 지표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월 말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67%로 전월보다 0.06%포인트 상승했다. 2016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신규 연체 발생액은 3조 3000억원으로 4000억원 늘어난 반면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1조 5000억원으로 1000억원 감소했다. 새로 쌓이는 부실을 정리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연체율 상승은 기업대출이 주도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84%로 한 달 새 0.10%포인트 올랐고 대기업도 0.27%로 2021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1.00%까지 올라 2015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중소법인 연체율은 1.11%,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도 0.84%로 동반 상승했다.반면 가계 부문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45%, 주택담보대출은 0.31%로 상승 폭이 크지 않았다.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0.90%로 올랐지만 이번 연체율 급등은 내수 기업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부실이 확대된 영향이 더 컸다.눈길을 끄는 대목은 거시지표와의 괴리다. 최근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수출과 교역조건은 큰 폭으로 개선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고, 교역조건 개선이 반영된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13.2% 늘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기업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소비와 서비스업, 중소기업으로는 회복세가 확산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은행권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생산적 금융 확대와 맞물려 건전성 관리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5월 말 1408조 3000억원으로 한 달 새 10조 6000억원 증가했다. 첨단산업과 혁신기업 지원을 위한 기업대출은 계속 늘고 있지만 내수 회복이 뒤따르지 않으면 연체율도 함께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기준금리 인상도 부담이다. 한국은행은 이달 기준금리를 연 2.75%로 인상하며 긴축 국면에 다시 들어섰다.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만큼 자금 여력이 취약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금감원 관계자는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생산적 금융 본격화에 따른 기업대출 증가와 금리 상승 등의 여건 변화를 감안해 연체율 상승세 확대 가능성에 대비할 것"이라며 "은행이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자산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은행권에서는 이번 연체율 상승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와 내수 부진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중소기업 부실이 금융권 건전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하반기 은행권의 과제는 대출 확대보다 늘어나는 잠재부실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