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생산 차질 우려에 가격 인상 가능성도조선업계, 포항제철소 복구 상황에 예의주시중국·일본산 후판 수입 검토도
  • ▲ 후판. ⓒ포스코
    ▲ 후판. ⓒ포스코
    국내 조선업계가 포스코 포항제철소 침수에 따른 후판 생산 차질이 예상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복구 작업이 장기화될 경우 후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뿐 아니라 진행 중인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로 멈춰섰던 포항제철소 고로가 재가동에 들어갔다. 다만 후판(선박에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등 용도에 맞게 철을 가공하는 압연 라인 시설은 아직 복구 중이어서 그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철강 완제품 공급이 줄어들 경우 후판 제품의 가격 상승이 우려되고 있어서다.

    포스코로부터 후판을 공급받는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후판 물량 확보와 가격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후판은 선박 건조 비용의 20%에 달하는 핵심 자재로, 조선 3사의 상반기 강재 매입 규모만 해도 수천억원대에 달한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상반기 강재 매입액은 6413억원으로, 전체 원재료 매입액 중 33.6%에 이른다.

    조선사들은 2~3개월치 가량의 후판 재고를 확보해두고 있어 당장 피해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복구 작업이 장기화하면 물량 확보부터 후판 가격 협상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앞서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서는 조선업계에 유리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동안 후판 가격을 이끌었던 원자재 가격이 하향 안정화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철강업계에서도 가격 인하 가능성이 내비치기도 했다.

    현재 철강업계와 후판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조선업계는 포항제철소 압연 라인 복구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쌓아둔 재고분으로 당분간 선박 건조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복구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중국이나 일본 등 해외에서 후판을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확보해둔 후판 재고가 있어 아직까지는 계획된 생산에 차질을 빚을 정도는 아니다”라며 “다만 조선사나 철강사도 현재 정확한 복구 시점을 예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후판 협상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