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브랜드 ‘힘센엔진’, 글로벌 1위STX중공업 중소형 엔진과 시너지 기대이달까지 실사…내달 본입찰 진행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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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현대가 STX중공업을 인수할 가능성이 커졌다. HD현대는 STX중공업 인수로 계열사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글로벌 엔진 시장에서의 사업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부문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최대 경쟁자로 꼽혀온 한화가 HSD엔진 인수로 STX중공업 인수전에선 발을 떼며 달아올랐던 경쟁 열기도 차분해졌다.

    STX중공업의 매각주간사는 삼정KPMG로, 사모펀드(PEF) 운용사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보유한 STX중공업 지분 47.81%가 매각 대상이다. 파인트리파트너스는 2018년 지분 66.81%를 987억원에 인수한 이후 블록딜 및 장내 매각 등을 통해 지분율을 현재 수준으로 낮췄다.

    지난해 12월 중순 STX중공업 예비입찰에는 한국조선해양과 한화가 참여해 오너 3세 정기선 HD현대 사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맞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그러나 한화가 최근 HSD엔진을 인수하면서 STX중공업 인수전에서는 철수, 경쟁 구도가 사라졌다.

    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한 해외 SI(전략적투자자), 국내 PEF 운용사 등 STX중공업 매수 희망자들은 두 달여 전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고 실사를 진행해 왔다. 삼정KPMG와 파인트리파트너스는 이르면 내달 초 STX중공업 본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 재건과 함께 글로벌 엔진산업도 호황을 맞고 있다. 선박 수요 증가와 함께 환경규제 강화 영향으로 차세대 선박 엔진 수주 문의도 꾸준히 증가 추세로, 친환경 엔진 및 환경제품의 수요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조선해양은 STX중공업 인수를 통해 자회사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기존 대형 엔진뿐 아니라 STX중공업의 중소형 엔진까지 제품군을 확대해 글로벌 엔진 점유율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는 대형선박의 추진용 주엔진(주기)과 발전용 보조엔진(보기)을 제작한다. 특히 보기용으로 사용되는 중형엔진에서는 국내 유일 자체 브랜드인 힘센(HiMSEN)엔진을 보유 중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30%로 세계 1위 지위를 갖고 있다.

    STX중공업은 중소형 선박용 엔진에서 디젤엔진, DF(이중연료)엔진,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엔진 등 다양한 기종의 생산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엔진 수주는 2021년 동기 대비 약 1.16배 확대되는 등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STX중공업 인수전 열기가 한풀 꺾이며 한국조선해양이 적정가에 STX중공업을 인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STX중공업의 최근 시가총액은 18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매각가는 9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현재 주가가 하락세인 점에 비춰 파인트리파트너스의 보유 지분 가치는 더 떨어질 수 있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앞서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저희가 생각하는 STX중공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있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페어벨류(적정가치)를 낼 것으로, 그 이상은 낼 용의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STX중공업은 2014년 STX그룹 해체로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를 받아왔다. 2016년 회생절차가 시작된 이후 2018년 엔진기자재, 플랜트사업부 분할 매각으로 새 주인을 찾았다. 파인트리파트너스가 엔진기자재사업부를 인수해 현재의 회사로 키워냈고, 글로벌세아그룹은 플랜트사업부를 161억원에 사들여 세아STX엔테크로 이름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