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1300억 자금조달…차입규모 전년比 26배↑영업익 전년比 반토막…미청구공사도 2년째 증가사망사고 1위 불명예…기업이미지·수주경쟁력 '뚝'
  • ▲ 서울 서초구 소재 SGC이테크건설 서울 본사와 이우영 대표이사 사장. ⓒ뉴데일리경제
    ▲ 서울 서초구 소재 SGC이테크건설 서울 본사와 이우영 대표이사 사장. ⓒ뉴데일리경제
    지난해말 경영전면에 나선 오너가 3세 이우성 SGC이테크건설 대표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한달새 1300억원을 조달하면서 채무부담이 가중된 가운데 영업실적은 반토막 나고 미청구공사는 또다시 늘어났다. 게다가 건설현장 사망사고로 기업이미지가 훼손되면서 수주경쟁력마저 저하됐다는 평이다. 

    15일 사업보고서 분석결과 SGC이테크건설 지난해 차입규모는 모두 1120억원으로 전년 42억원에 비해 26배 급증했다. 차입금의존도는 2.07%에서 45.4% 크게 올랐다. 2020년 10월 분할당시 전년 176%에서 31.3%로 낮아지면서 재무구조 개선효과가 있었으나 지난해 들어 재차 악화됐다.

    부채도 3874억원에서 7272억원으로 87.6% 증가했고 부채비율 역시 189%에서 295%로 105%p 늘었다. 이는 지난해 11월말부터 한달간 외부에서 1300억원을 단기차입하면서 채무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SGC이테크건설은 11월30일 유동성확보 차원에서 SGC에너지로부터 800억원을 차입하기로 했다. 또 12월14일 계열사 SGC디벨롭먼트 소유 서울 서초구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자산을 담보로 하나은행에서 200억원을 추가 차입했고 같은달 23일에는 300억원 규모 단기사모채를 발행했다.

    이같은 차입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GC에너지가 최근 SGC이테크건설이 시공에 참여한 시행사에 600억원 규모 채무보증을 제공한 바 있다"며 "유사한 구조로 SGC이테크건설 유동성을 확충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영업실적 부진으로 현금흐름이 더뎌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SGC이테크건설 영업이익은 332억원으로 전년 690억원에 비해 51.9%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5.28%에서 2.17%로 3.11%p 악화했다.

    이는 원자재 쇼크로 원가방어에 실패하고 '폴루스 드림 프로젝트' 등 사업장에서 발생한 미청구공사와 미수금 규모가 전분기대비 확대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동남아시아·중동 등 해외법인에서 지속해서 누적되고 있는 손실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 SGC이테크건설은 매출원가가 1년새 2745억원(23.4%)이 늘어나면서 원가율도 5.37%p 악화한 94.86%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대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직전 11년(2011~2021년)간 평균 원가율은 89.8%다.

    뿐만 아니라 건설업계 잠재리스크로 꼽히는 미청구공사 대금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미청구공사 금액은 1233억원으로 전년 685억원에 비해 79.9% 증가했다. 2020년 393억원(+74.4%)에 이어 또다시 늘어나면서 2010년대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직전 11년간 평균 미청구공사 대금은 지난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498억원에 불과하다.

    최근 도마위에 오른 '안전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해 10월 SGC이테크건설이 시공을 맡은 경기 안성시 소재 저온물류창고 신축공사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작업중 거푸집이 무너져내려 작업하던 근로자 5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3명이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쳤으며 숨진 근로자들은 모두 외국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해당공사장이 콘크리트 타설방법도 준수하지 않는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이 사고를 초래했다고 판단, 강도 높은 조사에 들어갔다. 이 사고로 안찬규 SGC이테크건설 사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해당사고로 2022년 4분기 시공능력평가 100위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사망사고가 난 기업으로 '불명예'를 안게 됐다.

    여기에 SGC이테크건설이 시공을 맡은 전국 현장에서 안전 관련 위법행위까지 적발됐다. 노동부는 지난해말 SGC이테크건설이 시공중인 전국 31개현장을 감독한 결과 29곳에서 총 142건 법위반 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14개현장에서는 추락·붕괴 예방안전조치 위반 등 안전조치 미준수사항 35건을 적발해 즉각 시정명령을 하고 사법조치를 위한 절차를 밟았다. 이들 현장을 포함한 29개현장에서는 안전보건교육 미실시, 유해위험방지계획서 부정적 관리 등 안전관리미흡사항 107건을 적발해 과태료 약 2억6000만원을 부과했다.

    급증한 차입금, 반토막 난 수익성, 부실시공 우려 등 악재가 겹치면서 일각에서는 지난해말 선임된 오너 3세 이우성 대표 리더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SGC이테크건설은 지난해 11월말 이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그는 故이회림 OCI 창업회장의 차남인 이복영 SGC에너지 회장 장남으로 3세 경영을 공식화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를 둘러싼 악재가 많다 보니 이 대표가 위기관리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후 사고수습과 원인분석, 재발방지대책 등에 대한 리더십이 건설사 대표의 중요한 덕목이 되면서 안전문제에 대한 해결역량도 시험대에 올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