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조정 등 추가지원 호응"정상생활로 가는 연결고리"한계금융 수요 확인… 추가 재원마련 고심
  • ▲ ⓒ금융위.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양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방문해 상담창구를 직접 돌며 실제 상담이 이루어지는 집행현장을 점검했다.
    ▲ ⓒ금융위.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양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방문해 상담창구를 직접 돌며 실제 상담이 이루어지는 집행현장을 점검했다.
    상품 출시 단계에서 의문이 제기됐던 '소액생계비대출'이 출시 1주일 만에 정책금융의 모범사례로 거듭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3일 금융위원회와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소액생계비대출 출시 1주일 동안 총 6250건의 예약이 잡혔고, 이 가운데 5747건의 대출 상담이 진행됐다.

    상담 이후 실제 대출로 연결된 건수는 5499건, 평균 대출금액은 64만원으로 조사됐다. 대출금액 50만원 건은 3874건, 병원비 등 자금용처가 증빙된 50만원 초과 건은 1625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단순 대출에 그치지 않고 초과 지원으로 이어진 복합상담 건수는 5264건(84%)에 달했다. 채무조정 2242건, 복지연계 1298건, 취업지원 583건, 휴면예금 조회 593건, 대한법률구조공단 채무자대리인 제도 안내 500건, 불법사금융 신고 48건 등 곤경에 처한 상담자들에게 맞춤형 상담 서비스가 제공됐다.

    상담의 84%가 추가 지원 사례로 이어진 것에 대해 금융당국은 긍정적으로 보며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상품 출시가 발표된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50만원, 100만원을 10%대 이자로 빌려 주는 게 서민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며 실효성을 두고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실제 대출 상담 진행 결과 신청자가 예상 이상으로 몰려들어 상품 출시 사흘 만에 한 달치 예약이 꽉 찼고, 벼랑 끝에 몰린 서민들이 채무조정, 복지연계 등 실질적인 도움을 받으면서 '언발의 오줌누기'라는 비판은 급속히 사그라들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저희가 의도한 대로 상담도 받고, 지원 시스템과 연결돼 조금 더 안정적으로, 정상생활로 가는 연결고리와 접점을 찾아주게 된 것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본다"고 호평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국내 5대 금융지주 회장단 간담회에서도 "최근 새롭게 출시된 소액생계비대출이 사흘 만에 한 달 치 사전예약이 꽉 찼다"고 소개한 뒤 고금리로 고통받는 서민들의 지원에 5대 금융지주그룹이 앞장서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서금원에 따르면 이번에 대출을 받게 된 한 신청자는 공무원시험 준비로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생활비 마련을 위해 카드빚을 썼다가 연체와 함께 학원비마저 낼 수 없는 한계 상황에 몰렸다. 하지만 소액생계비대출을 받으면서 학원비를 해결했고, 카드빚도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을 소개 받아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다.

    서금원 관계자는 "소액생계비대출 신청자의 경우 대부분 은행은커녕 저축은행 등 제도권 금융에서 창구 상담조차 받을 수 없는 분들"이라며 "이런 분들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면 어쩔 수 없이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대출 금액은 적지만 상담을 통해 더 큰 불행으로 빠질 가능성을 낮춰준다는 측면에서 사회적 효용가치는 50만원, 100만원에 그치지 않고 수 천만원에 달할 수 있다는 것이 서금원 측의 설명이다.

    금융위는 이번 소액생계비대출 진행 과정에서 벼랑 끝에 내몰린 한계 금융수요자의 규모가 충분히 확인된 만큼 관련 예산 추가 확보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김주현 위원장은 "하루에 약 7억원 정도 대출이 나가기 때문에 앞으로 몇 개월 정도는 지원에 문제가 없다"며 "향후 추이를 봐서 추가 지원과 함께 재원 마련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