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화물운송 전년比 42.6% ↓3월 화물운임도 '21년 고점 대비 57.7% 급감매출 확대에도 영업이익 감소로 수익성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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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항공사(FSC)가 코로나19 기간 누려온 화물특수가 사라짐에 따라 영업이익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0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FSC의 화물 운송량은 17만5826톤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2.6%(13만311톤) 줄었다. 대한항공의 화물 운송량이 1년 전 21만1475톤에서 11만6677톤으로 44.8%, 아시아나항공은 9만4662톤에서 5만9149톤으로 37.5% 각각 감소했다.

    FSC는 코로나19 시기 여객수요 급감, 공급망 사태 등 위기를 화물 운송사업으로 극복하며 뛰어난 실적 성과를 올려왔다. 밸리 카고(여객기 하부 화물칸) 공급을 늘리는 한편 기존 여객기에 좌석을 떼어내고 화물 전용기로 개조해 화물 운송량을 극대화하며 이익을 꾀한 것이다.

    이에 대한항공의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2022년 2383억원 수준에서 2021년 1조4644억원, 2022년 2조8836억원 등으로 급증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아시아나항공 영업이익도 2020년 631억원 적자에서 2021년 4559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이어 지난해 7335억원으로 사상 최대실적을 실현했다.

    이처럼 FSC 이익을 끌어 올려온 항공화물 업황의 피크아웃(고점 후 하락)이 현실화하며 수익성 둔화가 우려되고 있다. 실제 해운 물류대란 해소와 금리 인상 등 경기둔화에 따른 물동량 감소가 맞물리며 FSC의 화물 운송량이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항공화물 수익성을 나타내는 화물운임 역시 약세다. 글로벌 항공화물운임지수인 TAC 인덱스에 따르면 홍콩~북미 노선의 항공화물 운임은 ㎏당 1월 6.14달러, 2월 4.93달러, 3월 5.38달러 등을 기록 중이다. 3월 운임 기준 1년 새 34.2%, 2021년 12월 고점(12.72달러) 대비로는 57.7% 각각 떨어졌다.

    화물사업 둔화와 달리 여객수요는 꾸준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FSC의 올 1~3월 국내·국제선 이용 여객수는 328만7590명으로 1년 전 269만4263명보다 22%(59만3327명) 증가했다. 대한항공의 여객수가 41만533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아시아나항공은 17만7993명으로 13.7% 각각 늘었다.

    FSC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화물 및 여객사업과 마찬가지로 상반된 흐름을 나타낼 전망이다. 여객수요 회복에 따라 매출은 확대가 예상되지만, 인건비 등 부가적인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알짜로 꼽히는 화물사업 둔화로 이익폭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 1분기 별도기준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는 매출 3조2939억원, 영업이익 3653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4% 확대 반면 영업이익은 53.7% 감소한 수치다.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전망치는 없으나 대한항공과 비슷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시기 항공화물 업황이 이례적으로 호황이었던 점에 비춰 시간이 갈수록 수익구조가 안정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에 대해 “코로나 기간 이익창출력을 바탕으로 재무구조를 개선, 신기재 도입과 엔진사업부 확장, 아시아나항공 인수 진행 등 선순환 사이클에 진입했다”며 “(현재는) 화물실적 감소를 여객으로 만회하는 과정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수송량 증가 효과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