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니어 초청으로 마러라고 방문"트럼프와 식사했고 여러 주제 대화"… 내용 함구트럼프 집권 2기 한미관계 가교역할 가능성↑
  •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찍은 사진. ⓒ정용진 회장 인스타그램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찍은 사진. ⓒ정용진 회장 인스타그램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한국 정재계에서 트럼프 당선 이후 공개적으로 트럼프와 만났다고 밝힌 것은 정 회장이 처음이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관계를 구축하는 데 정 회장이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정 회장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연합뉴스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와 식사를 함께 했고 여러 주제를 놓고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지난 16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트럼프의 자택인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렀다. 당초 체류 일정은 16일부터 19일까지에서, 21일까지로 연장되면서 트럼프를 만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정 회장은 10∼15분간 나눈 트럼프와의 대화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며, "여러 가지를 물어보셨는데 구체적인 사항은 얘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의 이번 마러라고 체류는 트럼프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그룹의 수석부회장으로,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며 재집권에 공을 세운 킹메이커로 불린다.

    정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수년간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 두 사람은 조 바이든 행정부 때인 3~4년 전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과 트럼프 주니어는 휴대전화 등을 통해 수시로 안부를 주고받으며 한국과 미국에서 만나 인연을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미국에서 트럼프 주니어가 약혼녀를 데려와 정 회장에게 소개하고 함께 식사하기도 했다. 올해 트럼프 주니어는 두 차례 한국을 찾았다. 지난 4월, 국내 한 기업의 초청으로 공익 목적의 자금 모금 차 방한했고 8월에는 한 보수 청년단체가 주관한 정치 콘퍼런스 빌드업코리아 2024 행사에 참석했다.

    정 회장의 이 같은 행보에 재계의 기대도 크다. 트럼프 2기 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무차별적인 공세와 압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재계는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탄핵 정국으로 외교 공백이 발생하면서 기업들이 각자도생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트럼프 당선인 측과 미리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앞다퉈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한국에서 유일하게 트럼프를 만난 정 회장의 존재 가치는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