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상품 발굴 능력…'잃지 않는' 새로운 투자 경험 제공슈퍼리치 관리자산 3천억원…2차례 특진한 톱티어 PBPB 비지니스 기초로 IB 업무까지 확장해 성장가도
  • ▲ 이현진 NH프리미어블루 삼성동센터 부부장 ⓒ서성진 기자
    ▲ 이현진 NH프리미어블루 삼성동센터 부부장 ⓒ서성진 기자
    이현진 NH프리미어블루 삼성동센터 부부장은 NH투자증권 자산관리(WM)본부 에이스다. 슈퍼리치의 자산관리를 책임지는 그는 남다른 상품 발굴 능력으로 다른 데선 맛볼 수 없는 새로운 투자 경험을 제공한다. 

    이 부부장은 전통적인 PB 비지니스를 기초로 이와 파생되는기업금융(IB) 업무까지 확장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사내 모범직원상인 '오리진(ORGIN) 상' 시상식에서 2019년과 2022년 대상을 수상하고, 두 차례 특진한 실력자다.

    쟁쟁한 IB 인력을 제치고 리테일 최초 수상자가 될 수 있었던 건 독보적인 상품 설계 능력 덕분이라고 업계에선 입을 모은다. '잃지 않는 투자' 철학을 기반으로 결코 실패 없는 안정적인 투자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궈가고 있다.

    ◆톱티어 PB에게도 실패는 있다

    어려서부터 은행원인 아버지를 보면서 WM 비지니스 눈을 떴다. 이미 사회적으로 굵직한 성공을 이룬 자산가들을 만나 간접적으로나마 그들의 삶에 스민 성공 노하우를 들여다볼 수 있단 점은 호기심 많던 소년에게도 매력적으로 비춰졌다.

    지난 2010년 NH투자증권 전신인 우리투자증권에 입사한 그의 첫 지점은 서울 문정동 지점이다. 첫 둥지에서의 6년은 "뭘 잘 모르고 무조건 열심히만 했던 시절"이라고 그는 회상했다. 

    주니어들 사이에선 선두를 놓치지 않으며 두각을 보였지만 이 부부장에겐 실패로 기억되는 뼈아픈 시기라고 한다. 고객 관리자산 3000억원대, 100억원 이상 슈퍼리치 고객만 수십명에 달하는 톱티어 PB로의 성장기, 주니어 시절 실패는 남달랐다. 

    각 증권사마다 해외주식 부서가 갓 생길 무렵이었다. 해외 투자가 생소하던 당시 동료 PB들에 앞서 이를 시작했다. 발 빠르긴 했지만 그 시기 투자는 그의 표현을 빌자면 '기준 없고 엄청 공격적인' 투자였다. 유행하는 해외 투자 상품들로 포트폴리오를 채웠다. 유가 상장지수펀드(ETF)와 러시아 ETF로 단기간 50%까지 나던 수익률은 국제 유가 폭락 영향으로 마이너스 90%까지 박살 났다. 당시 유행하던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베팅도 기준 없이 휩쓸렸던, 실패한 투자의 기억으로 남았다. 몇백만원, 몇천만원 소액 고객이 대부분이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 여전히 마음이 무겁다.

    "지금은 고객들이 함박웃음 짓고 저에게 유능한 PB라고 인정해주시는데, 초년병 시절을 함께한 고객들을 생각하면 민망할 때가 참 많아요. 그때 고객들의 돈을 지키지 못한 게 정말 너무나 후회되고 죄책감이 들어요. 현재는 프리미어블루 지점 특성상 자산 규모 제한이 있어 함께할 수 없기에 더욱 죄송하죠."
  • ▲ 이현진 NH프리미어블루 삼성동센터 부부장 ⓒ서성진 기자
    ◆집요한 덕후본능…'테크노마트기법'으로 터득한 잃지 않는 투자처

    그때의 뼈아픈 경험이 문신처럼 남았다. '잃지 않는 투자', PB로서 이를 지론으로 삼게 된 계기다. 두 번째 지점인 방배지점에서의 4년은 결코 깨지지 않는 전략의 큰 축을 세웠던 시기다. 투자 전략 기본 축은 스팩과 사모 공모주펀드 투자다. 느린 것처럼 보이지만 가장 빠른 투자처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이 부부장의 고객들은 다른 증권사에선 제안받아 본 적 없이 독특하면서도 최대한 잃지 않는 상품들을 안내받고 있다. 업계 여느 PB들과 그의 고객 간 받는 관리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다.

    잃지 않는 투자 전략 도출을 위한 그만의 비법인 '테크노마트기법'은 집요하리만큼 치밀한 덕후본능을 여실히 보여준다.

    "테크노마트에 가서 스마트폰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첫번째 점포에 들어가요. 거기서 스마트폰 제조사가 삼성, 애플 등이 있다는 걸 알고나면 또 두번째 가게로 들어가서 삼성 기종엔 S22, S23, 애플엔 프로, 프로맥스가 있다는 정보를 취합하는 거예요. 이런식으로 정보를 가지 치고 확장해가면서 마침내 20번째 집에 이르면 나에게 딱 맞는 스마트폰을 실패 없이 구입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가 투자처를 찾아 상품을 설계하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공모주에 관심 갖고 지점을 찾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기관과 본사 상품기획부 등을 찾아 차분히 다듬어갔다. 시초가 매도 가정 시 결코 손해 없는 투자이지만 경쟁률이 높아 절대수익은 낮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코스닥 벤처펀드 같은 정부 혜택을 활용했다. 2018년 첫 공모주펀드를 처음 론칭하기까지 1년6개월이 걸렸다. 이 공모주 상품 하나로 단숨에 55억원 규모 신규 고객 자산을 유치했다.

    하루 중 가장 중요한 과업은 업계 관계자와 고객을 만나는 투자처를 발굴·확장하는 일이다. 투자 아이디어를 찾고, 고객 니즈와 투자 철학을 파악하고, 제안할 만한 상품이 정해지면 해당 투자 분야 전문가를 찾아 마무리 점검에 이르기까지⋯. 테크노마트에서 하나하나 정보를 확장해 내것으로 만드는 과정인 셈이다. 이로써 고객들은 몸에 딱 맞는 맞춤양복 같은 상품을 안내받는다.

    그는 지금도 매일 가상의 테크노마트를 찾는다. 그렇게 창출한 상품이 리테일 기반 출자자(LP)세컨더리펀드다. LP세컨더리 투자는 펀드의 LP 구주 지분을 모두 매입하기에 일반 세컨더리 투자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지분을 떠올 수 있다. 지난해 유동성이 마르면서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을 당시 비상장시장의 밸류가 급락하는 것을 간파, 충분한 안전마진을 확보한 상품을 설계했다. 특성상 개인투자자 접근이 쉽지 않기에 기관 전유물이었지만 이 부부장은 이를 최초로 리테일에 적용해 80억원의 신규 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다.

    "늘 어떻게 하면 새로운, 안전한 투자처를 만들까 하며 전문가들을 만나 집요하게 분석하고 고민하다보니 LP세컨더리펀드라는 좋은 기회를 발견했어요. 혼자서 생각했다면 결코 나오지 않을 답이었습니다."

    ◆전통PB 영역 넘어 IB까지…"고객과 20년 이상 함께 성장"

    투자기업 발굴을 위한 탐방, 외국인 투자자 유치, 국내기업 자금유치 조달 등 IB업무도 주요 업무 중 하나다. 전통적인 PB 비지니스를 기초로 전문가들을 두루 만나다보니 이와 파생되는 IB업무까지도 어느덧 그의 영역이 됐다고 한다. 지난 2021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 등 부동산 관련 업무를 위해 부동산대학원을 졸업하고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관심 분야에 집요한 덕후본능이 발현되는 순간이다.

    "고객들에게 물어보니까 부동산에 대한 니즈가 절반 이상이더라고요. 전통 PB의 영역이 아닌데, 그럼 이걸 저희가 다 놓치는 거자나요. 이제는 부동산 전문자문사와 콜라보레이션해 최대한의 절세가 가능한 투자기회를 제 고객들에게 제시하고 있어요. 고객들에게 더 좋은 자산관리사가 되기 위한 또 하나의 전략입니다."

    호기심 가득했던 소년이 어느덧 회사 내 독보적인 능력을 발산하는 실력자로 성장했지만 이 부부장은 여전히 성장기 청소년기로 넘어가는 단계 그 즈음이라고 스스로를 낮춘다. 깊이 있는 PB가 되기 위해 이미 잘 아는 99%에 집중하기보다 잘 모르는 1%를 발굴하고, 해소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잃지 않는 투자 원칙을 기반으로 고객과 20년 이상 함께 지낼 수 있는 PB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업력을 쌓아갈수록 보다 분명해지는 사실 한 가지는 느린 게 가장 빠르다는 것. 고객 첫 대면에서 그는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시하기보다 매년 7%씩 10년을 꾸준히 내는 PB로서 안전한 투자를 약속한다. 실제 견조한 상품 설계를 통해 두 배, 세 배 수익률을 내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아니다.

    "때론 원칙 앞에 흔들릴 때도 있죠. 최근 2차전지 붐처럼 모든 시장의 분위기가 특정 섹터로 흘러갈 때면 저도 유혹을 받아요. 한두 번 운 좋은 성공에 기대기보다 10년, 20년 꾸준한 수익이 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마음을 다잡습니다. 최상의 상품을 꾸준히 제안할 수 있는 PB, 거액자산가 고객들이 '이현진' 이름만으로 찾아오는 저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