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설립한 밀양공장 미디어 첫 공개삼양식품 세 번째 생산기지… 수출 전용 불닭시리즈 생산최첨단 설비로 1분당 800개 봉지면 생산… 연매출 3200억원 목표
  • ▲ 경상남도 밀양시 삼양식품 밀양공장 전경ⓒ삼양식품
    ▲ 경상남도 밀양시 삼양식품 밀양공장 전경ⓒ삼양식품
    푸른 들판과 강으로 둘러싸인 산업단지. 전국에 뿌연 안개가 끼고 촉촉한 비가 내리던 21일 찾은 경상남도 밀양시 나노국가산업단지는 적막하면서도 웅장한 느낌이다. 우뚝하게 서 말끔한 외관을 자랑하는 건물은 바로 삼양식품 밀양공장이다.

    이곳은 지난해 5월 설립된 삼양식품의 세 번째 생산기지다. 2만1000평 부지에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로 건립된 이곳 공장에서는 수출용 불닭시리즈가 생산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2016년 말부터 불닭볶음면 수출이 증가하기 시작해 중국, 동남아시아 등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자 2018년부터는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공장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1971년 익산공장, 1989년 원주공장을 설립해 이미 두 개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었다. 밀양공장 설립 전 두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약 12억개 수준이었다. 수출용 제품의 대다수는 원주공장에서 생산해, 급증하는 해외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버거웠다는 것이 삼양식품 설명이다.

    신공장 부지로 밀양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부산항과의 근접성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밀양은 수출에 최적화된 입지조건을 지닌 지역이었다"며 "밀양공장은 부산항과 약 60km 거리에 위치해, 기존 원주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한 후 부산항으로 이동할 때보다 물류비용을 1년에 30억원, 기존의 63%나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해외 수요가 늘고 있지만, 현지 공장이 아닌 국내 공장 설립을 고집한 데는 김정수 부회장의 굳은 의지가 있었다.

    김 부회장은 밀양공장 준공식에서 "대다수 기업이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현지 공장을 설립하지만, 우리는 앞으로도 '메이드 인 코리아' 자존심을 걸고 K푸드의 위상을 높이며 세계 시장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실제 신공장 위치 선정 과정 중 중국 징동그룹으로부터 현지 생산공장 건설을 제안받으며 해외 공장 설립에 대한 고민도 있었지만, 불닭이 지닌 K푸드의 상징성 등을 고려해 밀양 내 설립을 확정한 것.
  • ▲ 중량에 맞게 절단한 면을 납형틀에 넣어 원형면과 사각면 형태로 만드는 납형공정.ⓒ삼양식품
    ▲ 중량에 맞게 절단한 면을 납형틀에 넣어 원형면과 사각면 형태로 만드는 납형공정.ⓒ삼양식품
    박인수 밀양공장장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수출용 불닭제품 중 80% 이상은 중국으로 수출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미국, 동남아, 유럽연합(EU) 등에 수출되는 라면도 생산한다.

    밀양공장에서는 총 4개 라인이 가동된다. 이 중 한 개 라인은 내수 전용 쿠티크, 수출 전용 탱글 제품을 생산하는 건면 라인이다. 나머지 3개 유탕 라인에서 불닭 시리즈가 생산된다.

    2층에서는 면과 관련한 공정이 이뤄지고, 3층에서는 소스 관련 공정이 진행된다. 공정은 △제면공정 △증숙공정 △납형공정 △유탕공정 △냉각공정 △면과 스프 투입 △엑스레이 검출기 △포장공정 등 총 8개 공정으로 이뤄졌다.

    먼저 제면공정에서는 복합 3단, 제면 7단 롤러로 구성된 제면 기기에서 20mm 면대가 넓고 길게 퍼져나왔다. 이후 압연, 압출되며 1~2mm로 나뉘었다.

    이후 증숙공정에서는 'S'자 라인의 고온 스팀 터널에서 면이 쪄지는 과정을 거쳤다. 이후 제품별 중량에 맞게 절단한 면을 납형틀에 넣어 원형면과 사각면 형태로 만드는 납형공정으로 이어졌다.

    다음은 유탕공정이다. 식물성 기름인 팜유로 고온에서 60초간 튀겨 라면의 수분을 6~7%로 유지, 유통기한 내 신선도를 유지시키는 공정이다. 냉각공정은 다소 이색적이었다. 유탕 이후 잘 튀겨진 면을 빠른 냉각 공정을 통해 식히는 과정이다.
  • ▲ 작업자들이 면 제품에 이상이 없는지 육안으로 확인하고 있다.ⓒ최신혜 기자
    ▲ 작업자들이 면 제품에 이상이 없는지 육안으로 확인하고 있다.ⓒ최신혜 기자
    이후부터는 기계 뿐 아니라 공장 인력이 눈에 종종 띄는 공정이다. 면 모양이 이상하지 않은지, 중량이 미달되거나 초과하지는 않는지, 스프가 용기에 잘 안착했는지 육안으로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냉각공정을 거친 제품은 면과 스프를 차례대로 공급해 자동으로 용기에 담아내는 공정을 거친다. 3층에서 제조된 스프가 2층으로 하강해 자동으로 면과 함께 용기에 담겼다. 밀양공장에서는 불닭볶음면에 들어가는 액상스프와 야채스프를 직접 생산한다. 원주공장과 달리 압력솥과 비슷한 쿠커를 보유하고 있어, 살균과 포장까지 쿠커에서 해결할 수 있다.

    모든 공정을 거친 제품은 이물질 선별과 스프 누락 검사를 위해 엑스레이 촬영을 한다. 이상이 없는 제품은 자동 포장기를 이용해 완제품 라면으로 포장된다. 기존 공장의 경우 완제품을 공장 인력이 직접 트레이에 실어 창고로 이동하지만, 밀양공장은 첨단 시스템을 이용해 자동 트레이에 제품을 실어 창고로 이동한다.
  • ▲ 완성된 제품들이 트레이에 실려 창고로 이동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최신혜 기자
    ▲ 완성된 제품들이 트레이에 실려 창고로 이동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최신혜 기자
    박 공장장은 "특히 밀양공장은 최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스마트 팩토리로 구축됐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원부자재 입고에서부터 완제품 생산 및 출고에 이르는 전 과정에 최신 자동화 설비와 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했다"고 강조했다.

    제품 40만 박스를 보관할 수 있는 대형 자동화 물류센터를 갖추고 있으며 생산실행관리시스템(MES), 자동화창고관리시스템(WMS), 공장자동화관리시스템(BMS) 등을 통해 설비 자동화, 실시간 모니터링, 전기 등 에너지 관리 자동화 등을 구현하고 있다. 또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해 친환경 팩토리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박 공장장은 "밀양공장은 최첨단 시설을 통해 1분당 800개 봉지면을 생산하고 있다"며 "익산공장 220개, 원주공장 432개보다 훨씬 높은 생산량"이라고 자부했다. 이로 인해 삼양식품은 밀양공장 준공 전 연간 14.4억개 라면 생산이 가능했지만, 준공 이후 전체 생산량이 20억개로 늘었다.

    삼양식품은 밀양공장을 통해 불닭볶음면 글로벌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삼양식품은 중화권, 아시아, 미주, 유럽 등 100여개 국가에 불닭 시리즈를 수출 중이다. 해외 매출액은 총 6050억원에 달한다.

    박 공장장은 "현재 밀양공장에서는 연간 3500만개 제품을 생산 중인데, 올해 4억5000만개 제품을 생산해내는 것이 목표"라며 "연내 3200억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건면과 유탕면 제품 생산라인 추가 증설을 검토 중에 있다"며 "수요가 있다면 여유공간을 활용해 생산라인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