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2분기 역대 실적·초거대 AI 공개 매출 가이던스 부재·AI 성능 실망감에 주가 ‘급락’엔비디아, AI 반도체 훈풍·2분기 최고 실적·자사주 매입에 ‘신고가’
  • ▲ 최수연 네이버 대표ⓒ네이버
    ▲ 최수연 네이버 대표ⓒ네이버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인공지능(AI) 기업인 네이버와 엔비디아가 주가에 있어 희비가 엇갈린다. 네이버는 초거대 AI 공개에도 반토막 난 주가 회복에 고전하고 있는 반면, 엔비디아는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국가대표’의 자격을 입증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의 주가는 회사의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가 공개된 24일 22만9000원에 마감해 전일 대비 6.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21년 7월 최고점 46만5000원과 비교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앞서 네이버는 2분기에 역대 최대 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최수연 대표가 직접 주주 서한을 발송해 성공적인 AI 전환을 다짐한 바 있다. ‘화룡점정’으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으나 주가 회복은 역부족인 상황. 

    하이퍼클로바X 공개 당일 6% 상승한 주가가 기대치에 부합했는지 묻자 네이버 측은 답변을 거부했다. 

    한편 미국의 엔비디아는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AI 대장주’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주가는 AI 반도체 훈풍과 2분기 역대 최고 매출, 250억 달러(33조20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 승인에 힘입어 지난 24일(현지 시각) 신고가 502.6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을 160억 달러로 제시, 2분기 역대 최고 매출 135억 달러를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해 주가에 불을 지폈다. 

    네이버 주가 회복의 관건은 ‘불확실성 해소’에 달릴 전망이다. 최 대표는 24일 하이퍼클로바X 공개 후 기자간담회를 열었으나 핵심 질문에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하이퍼클로바X 매출 목표를 묻자 최 대표는 “구체적인 매출 계획까지 잡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불안감을 키웠다. 

    삼성전자와의 협력 지연도 불확실성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AI 반도체의 적용 여부를 묻자 최 대표는 “삼성전자와 이야기는 하고 있지만, 이게 지금 언제 출시가 돼서 언제 저희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을지는 저희 스스로도 아직은 명확한 답변을 내리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해당 AI 반도체는 기존 GPU 대비 전력효율이 4배 뛰어나 하이퍼클로바X의 운영비 절감에 핵심적인 요소다. 초거대 AI의 연간 운영비는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달한다.

    성능에 대한 지적도 등장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퍼클로바X 기반 챗봇 ‘클로바X’가 공개되자 답변의 정확성과 속도 등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다”며 “B2C 대화형 AI의 만족스럽지 못한 성능은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네이버표 ‘챗GPT’로 알려진 클로바X는 베타 서비스를 24일부터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대다수 증권사가 네이버 목표주가를 ‘유지’하는 가운데 삼성증권은 지난 25일 목표주가를 기존 28만원에서 31만원으로 ‘상향’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이퍼클로바X는 기존 서비스 경쟁력과 네이버 중심 생태계 강화뿐 아니라, 신규 B2B 솔루션 시장 진출로 중장기적으로 신규 매출 성장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이 목표주가 상향을 발표한 25일 네이버의 주가는 21만1000원에 마감해 전일 대비 7.86%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