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하향 이후 명절 집중방역 체제도 사라져일상회복 분위기 탓에 '자녀→ 부모' 전파 우려 잠시 주춤한 독감, 추석 기점으로 재유행 위험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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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감염병 등급하향에 따른 '일상회복'이라는 사회적 분위기 탓에 추석연휴 고위험군 확산이 우려된다. 피롤라(BA.2.86)로 불리는 새 변이가 국내서 확인됐고 독감도 변수인데 집중관리 체계 부재가 한계로 거론된다. 
     
    11일 다수의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에 따르면 여름 휴가철과 달리 민족 대이동이 일어나는 추석 명절은 고위험군이 코로나19 감염에 급격히 취약해진다. 

    특히 올 추석은 방역망 가동이 취약해져 자녀가 부모에게 전파할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고령층은 입원이 필요한 중증환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진다. 

    여기에 면역회피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피롤라 변이가 번지고 한여름까지 유행했다가 잠시 주춤하고 있는 독감(인플루엔자)까지 다시 퍼지면 트윈데믹이 활성화된다. 

    특히 피롤라는 WHO(세계보건기구)가 감시 변이로 지정한 상태로 기존 오미크론(BA.2) 대비 스파이크 단백질의 돌연변이가 무려 36개나 많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기 쉬워 전파력이 강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미국 밴더빌트대 메디컬센터 윌리엄 샤프너 교수는 "이 바이러스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다른 지역에서도 확산하기 시작했다"며 "미국에서 코로나 입원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 수가 많지 않은 단계로 그 위험성에 대해서는 외국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독감도 변수다. 그간 마스크 착용 생활화와 거리두기 정책으로 독감환자가 급감했지만 올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등을 제외하고 마스크 의무화를 해제한 이후 유행은 한여름까지 지속됐다. 독감은 계절적 요인이 커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다시 유행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한감염학회에 따르면 독감은 질병부담이 큰 단일 급성 감염질환으로 분류된다, 65세 이상 고령자는 폐렴, 심혈관 합병증 등으로 인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자는 사망 위험이 건강한 노인보다 7~15배 높고 심장질환이나 만성폐질환을 가진 경우에는 최대 20배까지 증가한다.

    결국 9월 28일부터 10월 3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가 국민적 기대감과 달리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의 원인이자 트윈데믹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우려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은 "시급히 중앙정부 차원에서 올 추석을 맞이하는 국민들에게 감염병 대응과 관련 인식을 제고할 수 있도록 구체적 지침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여름 휴가철과 달리 올 추석은 위험요인이 상당하기에 일상회복 분위기만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생활방역 수칙이라도 강조해 감염전파 요인을 억제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추석에는 거리두기 의무화 없는 첫 명절을 맞았지만 당시 방역당국 차원에서 3밀(밀폐, 밀집, 밀접) 환경을 피하고 고연령층·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을 포함하는 만남이나, 친족 모임은 소규모로 짧게 가질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올 추석 역시 코로나19와 독감 유행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국민 방역 수칙 공표를 비롯한 전방위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