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대 종합계획' 발표…반도체 등 첨단산업 거점 육성일자리 창출→인구 증가→집값 상승 선순환 형성 기대감용인시, 반세권 효과 톡톡…처인구, 땅값 상승률 전국 1위
  • ▲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 전경. ⓒ연합뉴스
    ▲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 전경. ⓒ연합뉴스
    정부가 '지방시대' 구현을 목표로 지역별 첨단사업 육성계획을 밝히면서 관련 부동산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선정된 경기 용인시와 평택시 등을 중심으로 국가산업단지, 반세권 일대 부동산이 지방 육성 정책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발표한 '제1차 지방시대 종합계획(2023~2027년)' 핵심은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산업 특화 거점을 육성하는 것이다.

    이미 사전작업은 완료됐다. 정부는 올해 3월 △대전 △광주 △대구 △경기 용인시 △충북 청주시 △충남 천안시 △충남 홍성군 △전남 고흥군 △전북 익산시 △전북 완주군 △경남 창원시 △경북 안동시 △경북 경주시 △경북 울진군 △강원 강릉시 등 15곳을 국가첨단산업단지 후보지로 선정했다.

    7월에는 7개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를 지정했다. 용인시와 평택시가 반도체, 천안시와 충남 아산시가 디스플레이 특화단지로 선정됐다. 울산과 새만금, 청주시, 경북 포항시는 2차전지 특화단지에 포함됐다. 정부는 이들 지역에 2042년까지 총 641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부산(전력반도체) △대구(전기차 모터) △광주(자율차 부품) △경기 안성시(반도체 장비) △충북 오송읍(바이오 원부자재) 등 5개 소‧부‧장 특화단지도 지정됐다. 내년 상반기에는 바이오 관련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가 지정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지방 첨단산업 육성 정책이 본궤도에 오르면 일자리 창출, 인구 증가, 집값 상승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국가산단과 반세권 일대 부동산시장이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산단은 지역 주력산업 고도화를 목표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대규모 산단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국가산단은 올해 초 전국 38곳에 불과하고 노후화된 곳이 많아 신규 조성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반도체 경우 올해 설비투자 금액이 51조8000억원으로 제조업 전체의 43.1%를 차지하는 등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전망도 긍정적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반도체나 2차전지 등 첨단산업은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존 지역산업의 생산성도 향상하는 역할을 한다"며 "장기적으로 인구가 늘면서 부동산시장과 상권이 살아나고 집값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 ▲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7곳. ⓒ산업통상자원부
    ▲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7곳. ⓒ산업통상자원부
    실제로 반세권이나 국가산단 인근 아파트단지는 탄탄한 배후수요에 힘입어 높은 환금성과 가격상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예컨대 용인시는 올해 3월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계획이 발표되면서 일대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동향 자료를 보면 클러스터가 조성될 용인시 처인구 매매가격지수는 3월 마지막주부터 30주 동안 상승세를 기록했다.

    실거래가격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처인구 'e편한세상 용인한숲시티 4단지' 전용 84㎡는 이달 초 4억2800만원(21층)에 거래됐다.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 이전인 1월 거래가인 3억2000만원(21층)보다 1억원 이상 오른 금액이다.

    처인구 D공인 관계자는 "상반기에 쌓였던 급매물이 상당 부분 소화되면서 가격이 점진적으로 오르는 양상"이라며 "3월 이후부터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발표와 국가산단 지정 등의 영향으로 매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월 들어 매수 문의와 거래가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84㎡ 기준 시세는 아직 4억대 안팎을 유지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부연했다.

    반도체 효과로 땅값도 뛰었다. 국토부가 발표한 '3분기 지가변동률 및 토지거래량' 통계에 따르면 용인시 처인구의 땅값 상승률은 2.15%로 전국 250개 시·군·구 중 가장 높았다.

    용인시 외 다른 산단 인근 아파트값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주변에 있는 평택시 고덕동 '고덕국제신도시 제일풍경채 센트럴' 전용 84㎡는 이달 6억8000만원(31층)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연초 84㎡ 매물이 6억원 안팎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1억원 가까이 올랐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국가산단 사업 확정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사업이 실제로 본궤도에 오른 곳을 눈여겨 봐야 한다"며 "철도 개통처럼 사업 추진단계별로 부동산 가치 상승을 노려볼 수 있어 선제적으로 선점하면 자산 가치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결국 지방 부동산시장은 지역 경제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될 수밖에 없다"며 "국가산단과 반도체가 지방으로 확산해 지역경제가 활성화하면 인구가 늘면서 주거·상업시설 수요가 늘고 부동산시장도 탄력을 받을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