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안양 '샛별한양' 한달만 4400만원 '뚝'성남분당 '시범우성' 3일만 4500만원 급락 서울외곽 '노·도·강' 최고가比 수억원 하락최상급지 '압·여·목·성' 잇달아 신고가 갱신
  • ▲ 일산신도시 아파트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 일산신도시 아파트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재건축사업 기대감이 가라앉으면서 노후단지 집값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일부에선 거래가 살아나면서 집값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노후단지가 몰린 1기신도시와 서울 노원구 등은 하락거래가 이어지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통합재건축을 추진중인 경기 안양시 비산동 '샛별한양' 전용 49㎡는 지난달 5억원에 거래됐다. 4주전 직전거래가보다 4400만원 낮은 액수다. 이전 최고가인 6억8000만원(2022년 6월)과 비교하면 1억8000만원 빠졌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시범우성' 전용 64.8㎡는 지난 13일 9억9000만원에 팔려 거래가격이 3일만에 4500만원 떨어졌다.

    이 단지는 2022년 4월 12억1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2년새 2억2500만원이 빠졌다.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8억원대까지 떨어졌던 64.8㎡ 매물이 연초 10억대 초반까지 회복되면서 시장이 살아나나 싶었는데 다시 9억원대로 내려앉았다"며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재건축 추진을 이유로 호가를 올리거나 이런 분위기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백마마을 1단지' 전용 101.91㎡은 지난 1일 7억5000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직전거래대비 5000만원, 최고가 8억4300만원(2022년 7월)대비 9300만원 하락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지역 재건축 추진단지에서도 하락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노원구 중계동 '중계그린' 39.92㎡는 지난 12일 3억6300만원에 손바뀜되며 가격이 최고거래가 6억원(2021년 11월)대비 2억3700만원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도 재건축단지가 몰린 지역 집값은 하락폭이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셋째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 통계를 보면 평촌신도시가 위치한 안양시 동안구 아파트값은 하락폭이 -0.11%에서 -0.13%로 커졌다.

    분당신도시가 있는 성남시 분당구는 -0.01%에서 -0.05%, 산본신도시가 위치한 군포시는 -0.04%에서 -0.06%로 하락폭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신도시가 있는 경기 부천시도 0.02% 하락하며 전주(-0.01%)대비 하락폭을 키웠다.
  • ▲ 강촌·백마 통합재건축 주민설명회. ⓒ강촌·백마 재건축 추진위원회
    ▲ 강촌·백마 통합재건축 주민설명회. ⓒ강촌·백마 재건축 추진위원회
    반면 대표 상급지로 꼽히는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재건축 단지들은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는 등 상반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12차 전용 182.95㎡은 지난 11일 71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전 신고가는 57억5000만원(2022년 1월)이었다.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 5단지 전용 95㎡는 지난 2월 22억8000만원에 매매됐다. 종전 최고가인 19억4500만원(2020년 12월)보다 3억3500만원 오른 액수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재건축 패스트트랙 도입 등 응급처방을 내놓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사업기간을 앞당긴다고 해도 수익성 자체가 안나오면 조합이든 시공사든 사업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자잿값이나 금리 등 외부변수 영향이 워낙 커 제도 개선만으로 시장분위기를 반전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 일산신도시 한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공사비나 금리 등 대내외적 환경 탓에 재건축 선도지구에 지정돼도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사실상 압구정이나 목동 같은 상급지가 아니면 재건축으로 집값 상승을 노리기엔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건축 기대감이 떨어지자 아예 집을 매물로 내놓으려는 소유주들도 적잖다"며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이후부터 재건축단지 수요가 과거보다 크게 줄어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