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제도 강화 지침 확정해 시행...'근태부정신고센터' 신설“하위 성과자 가려내라”…고과평가 방식 변화HBM 이어 DDR5도 경쟁사 추격 허용...DS 업무 방식 쇄신 추진
  •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직원들 모습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직원들 모습 ⓒ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근무 체계에 변화를 추진한다. 직원들의 근태와 고과를 보다 고강도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다.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DDR5 등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에서 경쟁사에 속속 자리를 내주는 등 반도체 사업 위기가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달 30일자로 인사제도 강화 지침을 확정해 시행키로 했다.

    우선 직원들의 근태나 비위 문제를 자진해서 신고할 수 있는 '근태부정신고센터'를 신설했다. 근무시간을 지키지 않거나 제외 시간을 제대로 입력하지 않는 임직원들을 서로 감시할 수 있는 자생 시스템이다.

    삼성전자는 직원들의 요청에 의해 이 신고센터가 신설됐다는 입장이다. 내부에서도 일찌감치부터 일부 임직원들이 사기를 저하시키는 근무 행위에 대해 자정 목소리가 있었는데 이를 회사 측에서 본격적으로 개입해 처리하게 된 것이다.

    더불어 직원들의 고과평가 방식도 보다 엄격한 방향으로 바뀐다. 업무 성과에 따라 등급을 나누는 절대평가 방식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하위 성과자가 이전보다 명확하게 가려질 전망이다. 업무능력에 개선이 필요한 등급을 뜻하는 MS와 불만족 수준의 NM 등급을 받는 이들이 늘어날 수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절대평가 방식 이전에는 조직 내 10%가 하위 등급을 받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비중을 강제하지 않았다.

    삼성은 이 같은 방식을 적용해 이른바 '월급루팡'으로 불리는 하위 성과자를 관리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과평가에 따라 이듬해 연봉 인상률이 정해지는데 이처럼 하위 성과자로 평가를 받으면 임금 동결이나 삭감은 물론이고 진급에도 누락될 가능성이 커진다.

    삼성은 이 같은 제도를 본격 시행에 앞서 지난 7월에는 임직원들에게 '근무기강 확립'을 골자로 한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이번 인사제도 강화 지침을 시행하면서는 별도의 공지 없이 고과권자인 부서장, 팀장들에게만 지시가 내려온 것이 알려져 직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삼성의 이번 인사 정책 개편은 지난해 반도체 사업 실적 악화와 더불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 등 경쟁력 약화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추진에 힘이 실렸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삼성전자의 매출 기준 D램 점유율은 39.4%였고 SK하이닉스는 35%로 역대 최저 수준의 격차를 보였다.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을 중심으로 D램 시장에서 매출을 큰 폭으로 늘리고 나선 효과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은 여전한 D램 글로벌 1위지만 SK하이닉스가 고부가 제품을 앞세워 빠르게 추격하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에 위기감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서버향 D램에서는 지난 3분기 SK하이닉스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HBM와 함께 차세대 D램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DDR5에서 SK하이닉스가 삼성을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D램 서버시장에서 13억 1000만 달러 매출을 올렸고 같은 기간 SK하이닉스가 18억 5000만 달러 매출을 달성하면서 추격을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