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상한가 기록…하림지주‧HMM도 주가 급등인수 자금 부담 커…해운업황 부진 사이클 우려
  • ▲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하림
    ▲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하림
    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면서 관련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일각에서는 하림그룹이 자신들보다 덩치가 큰 기업을 인수해 그룹 전체가 위험해지는 이른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림은 코스닥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가격제한폭인 29.95%(870원) 오른 3775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림지주도 전일보다 14.14%(990원) 급등한 7990원에 거래됐다. 

    HMM 주가도 상승했다. 이날 HMM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5.07%(890원) 오른 1만843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이날 하림과 HMM의 주가가 급등한 건 하림이 HMM 인수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기 때문이다. 

    전일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 경영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팬오션(하림그룹 계열사)·JKL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인수가는 6조4000억원대로 알려졌다.

    하림그룹은 세부 계약 조건에 대한 추가 협상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HMM은 지난 2016년 유동성 위기로 산은 등 채권단 관리를 받다가 7년 만에 새 주인을 맞이한다. 

    HMM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하림은 재계 27위에서 13위로 오르는 것은 물론 초대형 국적선사로 거듭날 예정이다.

    하림은 지난 2015년 국내 최대 곡물 운송 선사인 팬오션(옛 STX팬오션)을 1조8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어 국내 1위 해운사인 HMM를 인수하면서 하림은 닭고기를 생산·유통하는 본업보다 해운업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하림그룹이 덩치가 더 큰 HMM을 인수할 경우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무리한 인수 금액 부담에 더해 해운 경기 침체에 대한 염려 때문이다.

    실제 하림그룹은 자산 규모가 17조910억원이다. 반면 인수하려는 HMM은 25조8000억원이다. 하림보다 HMM의 자산규모가 약 1.5배 크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팬오션은 HMM 인수 과정에서 하림그룹 내 유일한 해운회사로 주요한 역할을 맡을 것"라며 "HMM 인수 과정에서 유동성 확충이 필요하며, 팬오션 재무구조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도 "인수 희망가 중 인수금융과 JLK파트너스의 부담금을 제외한 금액은 약 2조4000억원 수준"이라며 "인수 주체인 팬오션이 영구채 5000억원, 자체보유 현금과 유상증자, 자산 유동화 등을 통해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최근 해운업황은 경기침체와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부진, 운송 선박의 공급 증가 등으로 하락세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해운업종의 업황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투자자들은 보수적 투자의견을 유지한 채, 업황의 반전 트리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이어 "컨테이너선 해운의 경우 해운사들의 적극적인 운항 축소가 업황 바닥의 시그널이 될 것"이라며 "벌크선 해운의 경우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운항 축소, 예상보다 큰 중국 경기 부양의 효과 등이 주가 반등의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