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한국경제 희망을 다시 쏜다]엔데믹 이후 성장 정체된 이커머스, 해외서 신성장동력 모색대만 진출한 쿠팡, 로켓배송 성공적 안착… 풀필먼트센터 등 투자 가속화무신사, 일본∙미국서 인지도 넓혀… 온라인 중심으로 시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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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푸른 용의 해'가 밝았다. 새 희망을 품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지 3년째 되는 해이자 여러 의미로 중요한 총선이 열리는 해이다. 한국 경제를 보면 올해도 녹록잖은 한 해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밖으로는 신냉전으로 불리는 미·중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결과에 따라 세계 경제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미 대선이 치러진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그에 따른 경제 블록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금리 인하가 기대되지만, 그 시기를 두고는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린다. 국내로 눈을 돌리면, 여전한 고물가 기조와 실업 한파 우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가계대출 급증, 저출산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한가득이다. 새해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새 희망을 쏘아 올릴 성장 모멘텀은 무엇이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코로나19 기간 동안 폭발적으로 성장한 이커머스 업계가 엔데믹과 함께 성장이 정체되자 해외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특히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온라인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쿠팡, 무신사 등은 적극적인 해외 투자를 통해 신성장동력 모색에 나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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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정KPMG는 최근 ‘격변기 맞은 이커머스, 기업의 생존 방향성은?’이란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지난 2022년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209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3% 증가하며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성장 둔화는 2021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감률은 2021년 4월 25%에서 2023년 9월 9.6%까지 떨어졌다.

    삼정KPMG는 “리오프닝이 억눌렸던 오프라인 소비를 촉진시켰고 소비자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사이에서 선택적인 소비가 가능해졌다”며 “따라서 이커머스 성장 둔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소비가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분산된 영향도 있지만 최근 몇 년 간 국내 온라인 시장에 이커머스 외에 유통, 제조, 버티컬 커머스 등 시장 참여자가 늘어나면서 의미있는 성장은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에 쿠팡, 무신사 등은 적극적인 해외 투자로 새로운 거래액 만들기 나섰다.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에서는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 ▲ 왼쪽부터 리화이런 디지털발전부 차관, 산드라 오드커크 미국재대만협회 처장, 쿠팡Inc. 김범석 의장, 왕메이화 경제부 장관, 장산정 타오위안 시장. ⓒ쿠팡
    ▲ 왼쪽부터 리화이런 디지털발전부 차관, 산드라 오드커크 미국재대만협회 처장, 쿠팡Inc. 김범석 의장, 왕메이화 경제부 장관, 장산정 타오위안 시장. ⓒ쿠팡
    ◇ 대만에 ‘로켓배송’ 성공적으로 이식한 쿠팡…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 1위 등극

    쿠팡의 경우 지난 2022년 대만에 진출, 현지에서 로켓배송∙로켓직구 사업 확장에 나선 상황이다. 쿠팡 관계자에 따르면 대만에서 출시 첫 1년 간의 성장 속도가 국내에서 거뒀던 성과보다 더 빨랐다.

    대만 로켓직구는 통상 배송에 3주가 소요되는 경쟁사와 달리 690대만달러(한화 약 2만8800원) 이상 제품을 구매하면 다음 날 대만행 첫 비행편을 통해 무료 배송해준다. 또한 현지 로켓배송도 195대만달러(한화 약 8150원) 이상 구매하면 다음 날 무료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결과 쿠팡 앱은 지난 2분기부터 대만 쇼핑 앱 다운로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쿠팡 앱 사용량이 늘면서 판매 카테고리도 1년 만에 뷰티·패션·생활용품·주방용품·가전·유아용품 등 다양하게 확대됐다. 

    빠른 성장 덕에 쿠팡은 현재 대만에서 2개의 풀필먼트센터(통합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에 더해 올 상반기 중으로 3호 풀필먼트 센터를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대만 성공을 발판삼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다른 국가로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신사업에 대한 기준이 높아 내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투자는 중단하거나 낮은 우선순위 투자는 연기했다”면서 “대만은 현재 그 기준을 넘어섰고 앞으로 높은 수준의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 무신사 오사카 팝업스토어. ⓒ무신사
    ▲ 무신사 오사카 팝업스토어. ⓒ무신사
    ◇ 국내 1위 패션플랫폼 무신사, 미국∙일본으로 시장 확대… “온라인 공략” 

    국내 1위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해외 진출을 통한 몸집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무신사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사업 확장을 진행 중이다.

    국내 거래액만 3조원이 넘는 무신사는 해외에서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지난 2022년 9월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를 오픈한 무신사는 일본, 미국, 태국, 싱가포르, 캐나다,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호주, 뉴질랜드 등 13개국에 서비스 중이다.

    글로벌스토어에는 디스이즈네버댓, 앤더슨벨, 로우클래식, 아모멘토, 아크메드라비 등 약 1000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글로벌 스토어의 월 거래액은 오픈 시점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는 게 무신사 측 설명이다. 

    무신사는 특히 가까운 일본 시장을 잡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21년 일본 법인인 ‘무신사 재팬’을 설립한 이후 각종 팝업스토어와 쇼룸 등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일본 소비자들에게 K패션과 함께 ‘무신사’라는 브랜드를 각인시키는데 집중했다. 

    그 결과 지난해 4월 도쿄에서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첫 팝업스토어에는 개장 3일 만에 1만4000여 명이 방문했다. 또한 지난해 7월 일본 도쿄에서 패션·유통 바이어를 대상으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소개하는 쇼룸을 열었는데 이후 각종 브랜드, 인플루언서 등 다양한 업계 관계자로부터 협업 요청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한문일 무신사 대표는  “(미국과 일본) 고객 수와 거래액이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있어 고무적”이라며 “해외 시장에서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 무게를 두고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