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ASML 대중 수출 면허 일부 철회선주문 물량 선적 차질…실적에 악영향 전망엔비디아 등 미 반도체 종목, 나란히 된서리
  •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200228 AP/뉴시스. ⓒ뉴시스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200228 AP/뉴시스. ⓒ뉴시스
    중국을 반도체 공급망에서 제외하려는 미국 주도의 수출 통제가 2일(이하 현지시각) 반도체 종목들을 강타했다. 대중 수출 규제 화두가 재부각되면서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반도체 광학장비 업체인 네덜란드 ASML은 전날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중국 장비 수출 일부를 통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이 중국의 AI 개발과 반도체 생산을 억제하기 위해 엔비디아 등의 대중 반도체 수출을 통제하고 나선 가운데 네덜란드도 본격적으로 수출 규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ASML은 자사의 NXT:2050i, NXT:2100i 광학장비 수출 면허가 올해 정부로부터 부분적으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ASML의 광학장비는 실리콘에 빛을 쏴 패턴을 인쇄하는 기기로, 고품질 반도체 대량 생산에 필수적인 장비다. 이렇게 만들어진 반도체는 AI부터 스마트폰, 자동차, 세탁기에 이르기까지 산업제품 거의 모두에 들어간다.

    ASML은 반도체 양산에 핵심적인 광학장비 제조업체라는 점에서 미국과 그 동맹, 중국간 반도체 전쟁의 풍향계 역할을 해왔다.

    네덜란드 정부는 수년간 미국으로부터 반도체 장비 중국 수출을 제한하라는 압박을 받아왔다. 앞서 ASML은 지난해 10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반도체 수출 추가 규제를 단행하자 그 충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대중 수출이 10~15%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한 바 있다.

    배런스에 따르면 ASML은 지난해 3분기 매출에서 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6%에 이르렀다. 2분기 24%에서 대폭 증가한 것이다. 중국 기업들이 수출 규제에 묶이기 전에 장비를 사들이기 위해 주문을 대거 늘리면서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해 수출 면허 일부를 올해 취소하면서 주문물량 선적이 차질을 빚게 됐다. 앞선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다.

    반도체 수출 통제 충격은 새해 첫 거래에서 뉴욕증시의 반도체 종목들을 날려버렸다.

    ASML의 미 증권예탁원증서(ADR)는 40.00달러(5.28%) 폭락한 716.92달러로 추락했다. 암스테르담 주식시장 낙폭 2.2%를 압도했다.

    미 반도체 종목들도 수출 통제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상승률 1위를 기록한 엔비디아는 투자은행 스티펠이 올해 최고 종목으로 이날 엔비디아를 꼽았음에도 불구하고 2.7% 하락했다. 13.54달러(2.73%) 내린 481.68달러로 마감했다.

    AI 반도체를 공개해 엔비디아 추격에 나선 AMD는 타격이 더 컸다. 8.83달러(5.99%) 폭락한 138.58달러로 마감해 ASML 낙폭을 웃돌았다.

    인텔은 2.45달러(4.88%) 급락한 47.80달러,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은 3.00달러(3.52%) 하락한 82.34달러로 마감했다.

    스마트폰 반도체 업체 퀄컴도 4.40달러(3.04%) 내린 140.23달러,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홀딩스는 6.22달러(8.28%) 폭락한 68.92달러로 추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업종지수도 152.44p(3.65%) 급락한 4023.04로 미끄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