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우선주 주요 종목들 52주 신고가 경신현대우‧삼성우 등 상승세, 외국인 순매수가 견인"기업들 유동성‧자본 등 내부 지표 확인해야"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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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초부터 지속된 '밸류업 기대감'에 우선주들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기업들에게 주주친화정책을 강조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배당 수익률이 높은 우선주에 투심이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당수의 우선주들이 보통주의 상승률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일 기준 코스피 우선주지수 20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65조6376억 원으로,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 예고전인 지난달 26일(60조4489억 원) 대비 5조1887억 원이 늘었다. 시총은 2주만에 만에 8.58%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7.23%을 웃돈 수치다.

    최근 주요 우선주들은 줄줄이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밸류업 테마주로 꼽힌 현대차우, 현대차2우B, 현대차3우B 우선주들은 지난달 19일부터 전일까지 모두 45% 이상 급등하면서 신기록을 세웠다. 

    삼성전자의 보통주와 우선주도 행보가 엇갈렸다. 삼성전자 보통주는 지난 20일 종가 대비 0.68% 하락한 7만3300원에 거래를 마친 반면 우선주는 0.64% 오른 6만2900원을 기록했다. 우선주 상승은 주로 외국인이 견인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은 12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우선주를 순매수했다. 

    이 외에도 대표 저PBR 종목인 NH투자증권우, 대신증권2우B 등 증권주도 전일 장중 신고가를 경신했다. 앞서 CJ우, LG우, 삼성화재우 등도 잇따라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이들의 주가가 갑자기 급등한 배경엔 정부 정책이 주효했다. 보통주 대비 심하게 저평가 상태인 우선주에 선제적으로 투자해두면 향후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선주는 보통주와 달리 의결권은 없지만 배당 수익률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예컨대 현대차 보통주의 연간 배당수익률은 4.6%이지만, 3개 우선주의 배당수익률은 각각 7.1%, 6.8%, 7.2%로 더 높다. 차익 실현과 배당 이익을 챙기기 위한 투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우선주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26일 밸류업 정책의 세부 내용이 나오는데다, 이후에도 정부가 기업들에게 적극적인 자사주 소각과 배당 요구에 대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SK증권 조준기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라는 것"이라며 "주주환원을 많이 하거나 이익이 잘 나오도록 기업의 구조를 바꾸라는 얘기다"고 짚었다. 이어 "정책 발표 이후 외국인의 선물시장 움직임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우선주 매수는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발행주식 수와 유통물량이 적어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다. 매도 물량이 조금만 나와도 주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우선주가 괴리율이 크더라도 저PBR주와 마찬가지로 유동성과 수익성 등 각종 지표 점검은 필수"라며 "기업이 밸류업 자구책을 내놓을 여력과 의지가 있는지, 유동성과 수익성 그리고 총자본을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인지 등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