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오전부터 인천공항 면세구역에 북적이는 여행객들안정적 T1과 달리 T2는 아직 재정비… 명품 재정비 중경쟁 치열해지면서 체험형 매장, 팝업스토어 등 선봬
  •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T1 면세구역의 모습.ⓒ정상윤 사진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T1 면세구역의 모습.ⓒ정상윤 사진기자
    “펜데믹 때 파리만 날리던 시절이 언제였나 싶습니다.”

    면세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비교적 출국객이 적은 지난 11일, 월요일 오전에도 불구하고 인천국제공항 면세구역은 인파 북적거렸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내국인부터 출국하는 외국인 관광객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면세구역 내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면세업계에는 말 그대로 기나긴 한파가 지나고 ‘봄’이 오는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감했던 여객수가 완전한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기회가 찾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면세업계 최전선인 인천공항 면세점도 발 빠르게 봄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주요 매장을 리뉴얼하거나 신규 공사를 진행하면서 본격적으로 찾아올 관광객 성수기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3월 5일과 11일, 인천공항 면세점 제1여객터미널(T1), 제2여객터미널(T2) 면세구역을 각각 찾아 현장의 분위기를 살펴봤다.
  • ▲ 인천국제공항 T2의 에르메스 임시매장.ⓒ강필성 기자
    ▲ 인천국제공항 T2의 에르메스 임시매장.ⓒ강필성 기자
    ◆ 명품 재정비 한창… 곳곳에 공사 중인 T2

    면세구역의 분위기는 T1과 T2가 엇갈렸다. 인파는 비슷한 규모지만 비교적 안정적으로 영업하는 T1과 달리 T2 면세구역은 곳곳의 공사가 한창이다. 신규 매장 입점 준비를 위한 가림벽이 곳곳에 자리해 있고 주요 구역의 공사가 아직 진행되는 탓에 임시 가설 매장에서 영업을 하는 면세구역도 적지 않았다.

    현재 T2 면세구역의 공사는 제4 활주로 확장 건설의 마지막 단계인 4단계다. 완공은 오는 10월. 하지만 주요 명품 매장은 이미 영업을 하고 있고 4단계 공사가 완료되기 전에도 일부 매장은 정식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역시 명품이다. 이미 주요 면세점은 T2구역에 명품 브랜드 유치를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현대백화점면세점과 계약이 종료된 에르메스의 유치를 확정하고 지난달부터 임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임시 매장인 탓에 규모는 작았지만 면세구역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입장 대기줄이 있었다. 에르메스는 향후 현재 구찌가 영업중인 매장으로 확장 이전할 예정이다.

    기존 신세계면세점이 운영하던 구찌는 오는 7월 현대백화점의 자리로 이전한다. 사실상 맞교환이 이뤄진 셈이다. 현재 T2 면세구역에는 구찌의 신규 매장 공사가 한창이다.
  • ▲ 인천국제공항 T2 듀플렉스 매장이 예정된 구역. 임시 가설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다.ⓒ강필성 기자
    ▲ 인천국제공항 T2 듀플렉스 매장이 예정된 구역. 임시 가설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다.ⓒ강필성 기자
    이 외에도 눈길을 모았던 국내 면세업계 첫 복층매장(듀플렉스)도 내년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각각 샤넬, 루이비통 듀플렉스 매장을 준비하고 있다. 해당 구역은 현재 공사 가림판으로 임시 가설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비교적 안정적 분위기에서 영업 중인 T1도 다양한 공사가 예정돼 있다.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기존 매장의 리뉴얼을 추진 중이다. 신규 브랜드의 입점도 예정돼 있다. T1이 주력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펜디, MCM, 투미 등의 브랜드 입점을 준비 중이다. 
  • ▲ 인천국제공항 T1에 위치한 라이엇게임즈 체험형 매장.ⓒ강필성 기자
    ▲ 인천국제공항 T1에 위치한 라이엇게임즈 체험형 매장.ⓒ강필성 기자
    ◆ ‘인터넷 면세점’엔 없어요… 체험형 매장 눈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천공항 면세점의 변화도 두드러지고 있다. 인천공항면세점 사업자인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각각 면세점과의 경쟁은 물론 인터넷면세점과의 경쟁도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최근 인천공항에는 다양한 체험형 매장부터 독자적 팝업스토어, 편집샵까지 등장하는 중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T1 구역에 게임사 라이엇게임즈의 점포다. 중소면세점 구역에 입점한 라이엇게임지는 자사 게임인 ‘레전드오그리그’와 ‘발로란트’의 체험형 매장을 꾸미고 게임 체험을 통해 다양한 선물을 지급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MZ세대는 물론 외국인까지 다양한 발걸음이 이어지는 것이 특징.

  • ▲ 인천국제공항 T2의 팝업스토어 매장.ⓒ강필성 기자
    ▲ 인천국제공항 T2의 팝업스토어 매장.ⓒ강필성 기자
    T2에서는 면세업계 팝업스토어가 한창이다. 공항면세점의 팝업스토어는 T2가 사상 최초다. 신세계면세점에는 뷰티 브랜드 바이레도, 라브르켓의 팝업이 진행 중이고 신라면세점은 향수브랜드 르라보, 딥디크 등의 팝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현대백화점면세점은 T1에서 키즈존을 구성한 드림트리를 통해 아이를 위한 놀이시설, AR체험 등 다양한 시설을 구비했다.

    이런 면세업계의 변화의 핵심에는 인천공항 이용객의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공항 이용객은 573만675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8%가 증했다. 코로나19 이전에 근접한 수준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아직 예년 수준의 매출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이용객 증가와 함께 꾸준히 매출도 상승하고 있다”면서 “T2의 정비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