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주가 장중 4%대 급등…전일 엔비디아 CEO 발언 영향올 1분기 메모리 반도체 흑자 전환 및 HBM 시장 약진 전망 "AI 열풍서 직접적 수혜 적어…AI 서버 시장 공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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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윤 기자
    삼성전자가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올해 '10만전자' 고지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최근 양호한 실적에도 주가가 소외된 이유는 인공지능(AI) 열풍에서 직접적 수혜가 적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와 더불어 코스피가 추가 상승하기 위해선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이 필수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4.53%(3300원) 상승한 7만6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 급등의 배경엔 엔비디아와 협업 기대감이 있다. 엔비디아가 전일 인공지능(AI) 개발자 콘퍼런스인 '엔비디아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24'에서 삼성전자와의 협업 가능성을 언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일(현지 시각)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테스트하고 있다"라며 한국 메모리 기업들의 반도체 기술에 대해서 높이 평가했다.

    그는 또한 "생성형AI로 모든 데이터센터의 DDR램이 HBM으로 교체될 것이며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업그레이드 사이클이 엄청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같은 한국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좋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삼성전자가 이날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주주환원 방침을 강조한 점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삼성전자는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차세대 기술 혁신을 통한 새로운 기회 창출 계획을 밝혔다. 이날 주총장에는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 등 경영진 13명이 총출동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안건 표결 이후 한 부회장이 DX(디바이스 경험) 부문, 경 사장이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 경영현황 및 올해 사업전략을 주주들에게 공유했다. 이들은 구체적인 사업 현황, 전략 등 다양한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변하며 소통했다.

    이날 한 부회장은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주주환원 정책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지난해 기준 연간 9조8000억 원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주주중시 경영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일제히 상향하고 있다. 한동안 실적 악화로 인해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여왔지만, 올해는 실적과 주가가 모두 반등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국내 증권사 중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만 원 이상으로 제시한 곳은 ▲미래에셋증권(10만5000원) ▲하나증권(10만 원) ▲메리츠증권(10만 원) ▲SK증권(10만 원) 등 총 네 곳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가 글로벌 동종업계 대비 수익률이 밑도는 이유는 직접적인 AI 수혜가 적고, 의존도가 높은 모바일 및 일반 서버 수요 불확실성 또한 지속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또한 "계획대로 올해 하반기 AI 서버 공략이 본격화하면 글로벌 AI주 상승 열풍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 또한 "2024~2026년 AI 시장은 전 산업 분야에 AI 침투율이 급증하는 가운데 AGI(범용 인공지능) 연산 폭증과 천문학적 AI 연산을 감당할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이 필수"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AGI 칩을 생산 가능한 파운드리 생태계를 확보한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함께 턴키 공급이 가능한 유일한 업체"라며 "공급 부족인 AI 반도체 시장에서 공급 안정성을 우려하는 고객사로서 긍정적 요소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1분기 메모리 반도체 부문이 흑자 전환할 수 있다는 점, D램과 낸드(NAND)의 판매 가격이 점차 상향 조정되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D램과 낸드 출하량을 35% 늘린 데 따른 효과로, 올해 상반기 판매 가격 추정치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라며 "D램은 올 1분기, 낸드는 2분기 내로 적정 재고 수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 약진도 기대했다. 

    김 연구원은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초기 의사결정은 늦었지만, 방향은 잘 잡았다고 생각한다"라며 "다른 경쟁사에 밀리지 않기 위해 아직 8단 HBM3E 제품 출하가 시작되기 전인데도 벌써 12단 제품에 대한 샘플 공급을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은 곧 코스피지수의 상승세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반도체 대장주로서 삼성전자 주가가 본격적으로 반등해야 코스피도 랠리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스피가 박스권 탈출 노리는 가운데 추가 상승 탄력을 받기 위해선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은 필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