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손실 비상경영… 현대重 '불편한 휴가'삼성·대우 호성적 일궈… 열흘 간 '꿀맛 휴가'
  • ▲ 조선업계가 일제히 하계휴가에 들어간 가운데, 회사의 경영상태에 따라 휴가를 떠나는 직원들의 표정도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 연합뉴스
    ▲ 조선업계가 일제히 하계휴가에 들어간 가운데, 회사의 경영상태에 따라 휴가를 떠나는 직원들의 표정도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 연합뉴스

    휴가철을 맞아 조선업계도 일제히 여름휴가에 돌입했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빅3' 업체의 공식 휴가가 오는 4일부터 시작된다. 앞뒤 주말을 합치면 업체별로 사실상 열흘에서 최장 2주의 휴가가 주어지는 셈이다. 

휴가를 앞둔 직원들의 표정은 업체의 경영 사정에 따라 사뭇 다르다. 

지난 2009년 도출된 단체협약에 따라 2주의 여름휴가를 보내게 된 현대중공업 직원들의 표정은 평소보다 어두운 모습이다. 회사가 2분기에 창사 이래 최대인 1조1037억원의 영업적자를 내고 비상경영을 선포했기 때문이다. 통상임금의 50%를 휴가비로 받아들고 들뜬 마음으로 긴 휴가를 맞이했을 평소와는 전혀 다른 상황에 부딪힌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분기에도 1889억원의 손실을 낸 데 이어 2분기에는 시장 예상보다 훨씬 큰 적자를 내 올들어 누적 손실만 1조4000억원에 육박한다. 

게다가 보통 여름휴가 전에 타결되던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상도 올해는 노사가 의견차를 좁히는 데 실패하며 타결이 휴가 이후로 미뤄져 이래저래 사원들의 마음은 심란할 수밖에 없다. 

반면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은 두둑한 휴가 봉투와 함께 열흘 간의 휴가길에 올랐다. 대우조선해양은 휴가 직전인 지난 1일 임단협을 타결하고 이에 따른 격려금 280만원을 휴가비 50만원과 함께 직원들 손에 쥐어줬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14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덕분에 직원들은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재충전을 할 수 있게 됐다. 대우조선해양은 1분기에는 80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2분기에는 1분기보다 영업이익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 직원들은 2분기 실적이 개선되며 그나마 한시름 놓고 휴가를 보낼 수 있게 됐다. 

삼성중공업은 1분기 3625억원의 큰 손실을 입었으나 2분기에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262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올 상반기에 유독 안전 사고가 속출한 조선업계는 혹서기에 조업을 쉼으로써 작업 효율성을 높이고, 휴가 기간에 주요 설비를 점검함으로써 하반기에는 안전 사고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