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독식 현실화...본부-총재-거부권 모두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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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IB가 이달말 협정문 서명식을 갖는다. 한국의 지분은 5위 수준으로 37억 달러 규모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오는 29일 시진핑 중국 주석의 주재로 협정문 서명식을 갖는다.
사실상의 협상 마무리로 이르면 연내 출범한다.
초기 설립 자본금은 당초 계획했던 500억 달러에서 두 배 가량 확대된 1000억 달러로 75%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가가, 나머지 25%는 역외 국가가 분담한다.
관심을 모았던 한국의 출자금은 37억 달러, 지분은 3.5% 안팎으로 중국(298억 달러), 인도(84억 달러), 러시아(65억 달러), 독일(45억 달러)에 이어 5위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 12명의 이사진 중 한 자리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의 핵심 관심사였던 지배 구조와 조직 운영의 투명성 보장은 쉽지않아 보인다.
최근 57개 창립 회원국들이 초안에 합의한 협정문에 따르면 AIIB는 예상대로 중국 일색이다.
중국은 1000억 달러 규모가 될 설립 자본금의 30% 수준인 약 298억 달러를 분담한다. 총재직도 중국 몫이고 본부는 베이징에 신축한다. 중국은 주요 안건에 대한 거부권도 확보하게 됐다. 협정문 변경과 같은 주요 안건은 75% 이상의 찬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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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IB가 이달말 협정문 서명식을 갖는다. 한국의 지분은 5위 수준으로 37억 달러 규모다ⓒ
조직 운영의 투명성 역시 난망이다.
AIIB는 12명의 이사진을 둘 예정이지만 이사들은 베이징에 상주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사들 보다 총재와 집행부가 조직 운영의 주도권을 쥘 공산이 크다.
우리 정부는 "이사가 비상주하더라도 모든 투자 결정과 조직 운영 권한을 이사회가 갖게 하고 일정 부분만 집행부에 위임하도록 했다"며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지만 쉽사리 믿기지 않는다.
또 "향후 협의 과정에서도 조직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들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했지만 남은 과제는 조직 구성, 운영 방식, 인력 채용 등에 대한 추가 협의와 회원국 국내 비준 절차 뿐이다. 사실상 큰 틀의 변화는 기대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한국이 남은 기간 조직 구성, 운영 방식, 인력 채용 등에 대한 추가 협의 과정에서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