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공, 3조9천억원 투입 중장기 계획 추진… 적기 예산 확보 관건재원마련차 6월 물값 인상 추진… 4대강 부채와 맞물려 무산 논란 예상
  • ▲ 상수도관 파열로 생긴 싱크홀.ⓒ연합뉴스
    ▲ 상수도관 파열로 생긴 싱크홀.ⓒ연합뉴스
  • ▲ 상수도관 파열로 생긴 싱크홀.ⓒ연합뉴스
    2030년이면 광역상수도관의 51%가 30년 이상 된 노후관이 될 전망이다.

    수자원공사가 노후관 개량 등 수도시설 안정화 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2030년까지 3조9000억여원을 투입해야 해 적기 예산 확보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수자원공사는 상수도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지난 6월 물값 인상을 추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4대강 사업 부채에 대한 재정 지원 논란과 맞물려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광역상수도 중 30년 이상 된 노후관은 지난해 말 현재 379㎞로 총연장 5090㎞의 7% 수준이다.

    5년 뒤인 2020년에는 871㎞로 전체의 17%로 늘게 되고 2030년에는 2593㎞로 전체의 51%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연평균 138㎞씩 노후관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06㎞로 노후관이 가장 많고 울산 72㎞, 여수 52㎞, 포항 39㎞, 창원 32㎞, 기타 78㎞ 등이다.

    광역상수도가 낡아 파손되면 지반침하나 싱크홀, 대규모 단수 등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3월에는 서울 강남구에서 상수관 누수에 따른 토사유출로 싱크홀이 발생했다. 앞선 1월에는 경기도 평택시에서 상수도 노후관이 파열돼 차량·건물 등 77건의 침수피해와 4억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2011년 5월에는 경북 구미시에서 상수도 노후화로 단수사고가 나 51만명이 급수 중단에 따른 어려움을 겪었다.

    수자원공사는 2030년까지 총 3조9338억원을 들여 노후관 개량과 시설 확충을 뼈대로 하는 수도시설 안정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소요 예산은 노후관 개량 1조9606억원, 관로 복선화 1조7701억원, 취약시설 보강·비상용 공급시설 확충 2031억원 등이다.

    문제는 앞으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594억원에 이어 올해 1027억원을 투자한다. 1년 새 투입 예산이 72.9% 증가했다. 내년 예산도 1814억원으로 올해보다 76.6% 늘어난다.

    노후관 비중이 17%를 넘어서는 2021년부터 2030년까지는 2조3074억원이 필요하다. 해마다 평균 2300억원쯤을 투자해야 하는 셈이다.

    이 의원은 "광역상수도는 인구·공장 밀집지역인 대도시와 대규모 산업단지에 주로 매설돼 노후화를 방치하다 사고로 이어지면 지반침하나 대규모 단수 등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며 "연차별 투자계획에 따라 예산이 차질없이 배정돼야 하지만,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수자원공사는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선 상수도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태도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수입이 부족하면 투자 여력이 줄 수밖에 없다"며 "2013년 상수도요금이 8년 만에 4.9% 올랐지만, 여전히 83.8% 수준이어서 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수도요금 현실화는 지난해 말 현재 13조5000억원으로 늘어난 수자원공사의 4대강 사업 부채와 맞물려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민홍철 의원은 20일 수자원공사의 지난 6월16일 이사회 회의록과 내부 문건인 중장기(2015∼2019) 재무관리계획(안)을 입수했다며 문건에는 2016년부터 2년마다 물값을 5% 올려 2019년까지 4153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밝혔다.

    매출은 노후 수도관 교체 등 수도시설 안정화 사업을 위한 투자재원으로 쓰겠다는 게 수자원공사의 구상이었다.

    수자원공사의 물값 인상 계획은 이사회는 통과했지만,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 협의과정에서 '4대강 부채 문제로 인한 국민감정' 등의 이유로 최종 재무관리계획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민 의원은 "국민이 가뭄으로 고통받던 6월에 수자원공사가 물값 인상 추진을 논의했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수자원공사는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면 정정당당하게 이유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상희 의원도 수자원공사의 물값 인상 추진에 대해 "정부와 수자원공사는 회계가 구분됐기 때문에 물값 인상과 4대강 사업은 관계없다고 주장했지만, 수자원공사의 재무구조를 보면 이 둘은 연계돼 있는 것 아니냐"며 "4대강 사업 부채 상환에 실패할 경우 이를 만회하려고 물값 인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