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라 교수, 국내 성인 여성 10명 중 3명 골반장기 탈출증 경험 하복부 아래로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 빈뇨 증세 있다면 골반장기 탈출증 의심해야 조기 발견 시 생활습관 교정-골반근육 강화 운동요법으로도 효과 있어
  • ▲ 이사라 교수ⓒ이대목동병원
    ▲ 이사라 교수ⓒ이대목동병원

     

    골반장기 탈출증으로 속앓이를 하는 여성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 골반장기 탈출증의 1기 이상 유병률은 31.7%로, 우리나라 성인 여성 10명 중 3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또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골반장기 탈출증 중 여성생식기 탈출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0년(2만1천161명) 대비 약 10%가 증가한 2만3천495명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50대 이상의 환자가 전체의 88%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위 '밑이 빠지는 병'으로 더 잘 알려진 골반장기 탈출증은 자궁과 질, 방광, 직장을 지지하고 있는 골반 바닥 부위의 근육 약화로 인해 뱃속 장기가 아래쪽으로 쏠려 돌출돼 나오는 질환이다. 노화나 출산, 폐경 때문에 골반 장기를 받쳐주는 근육이나 인대 같은 조직이 약해지는 것이 원인으로 폐경기 이후 노년층 여성에게 흔히 나타난다.

     

    골반장기 탈출증 환자들이 호소하는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하복부를 아래로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과 압박감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여성은 이런 증상을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발생하는 증상으로 여겨 참고 견디거나, 수치심으로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점차 골반 내 장기들이 질을 통해 밀려나오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하고, 장기적으로 노년층 여성의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가운데 19일, 이대목동병원이 골반장기 탈출증의 증상을 스스로 점검해볼 수 있는 체크 리스트를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체크 리스트에서 2개 이상 증상이 있으면 산부인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보는 것이 더 진행된 상태로 진단되지 않게 하는 방법이다.

     

    ◇골반장기 탈출증 증상 체크 리스트

     

    밑이 묵직하고 빠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탈출의 형태와 정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처음에는 밑이 빠지는 듯한 통증으로 시작된다. 통증은 아침보다 오후에 심해지며, 특히 무거운 것을 들면 증상이 심해진다. 골반장기 탈출증이 더 진행되면 질 쪽으로 만져지는 묵직한 덩어리가 생기게 되는데, 처음에는 오래 서 있을 때만 나오다가 심한 경우 평상시에도 항상 빠져나와 보행이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 

     

    배뇨·배변이 곤란하고 개운치 않다.

    골반장기 탈출증의 가장 불편한 증상은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것이다. 소변을 자주 보고 싶고 화장실에 다녀와도 개운하지 않은 느낌을 받는다. 이는 대변도 마찬가지다. 질 벽의 결손 부위로 대변이 모여있게 되어 대변을 봐도 시원치 않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때문에 튀어나온 방광이나 직장을 손으로 눌러야 시원하게 소변이나 대변을 보는 경우도 많다.

     

    웃거나 재채기할 때 소변이 새는 경우가 있다.

    골반장기 탈출증은 요실금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웃거나 재채기를 할 때 혹은 줄넘기, 달리기와 같이 배에 힘이 들어갈 때 소변이 흐르기도 한다.

     

    아래 골반이나 허리에 통증이 있다.

    골반장기 탈출증 환자들은 장시간 서 있으면 하루를 마칠 무렵 골반의 압박감이나 심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누워있으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완화되는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골반장기 탈출증도 척추질환과 같이 직립보행을 하기 때문에 발생하고 악화된다고 할 수 있다. 골반저근에 지구의 중력이 계속해서 가해지면서 복압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증상이 악화된다.

     

    출산 이후 부부관계 시 통증이 느껴진다.

    골반장기 탈출증은 성생활에도 문제를 야기한다. 출산 이후 불감증이 생기거나 질이 이완된 듯한 느낌을 받으며 심한 경우 부부관계 시 성교통을 겪기도 한다. 또 통증 외에도 성관계 시 요실금 증상을 동반하기도 해 골반장기 탈출증이 심해질수록 수치심 때문에 성생활을 기피하게 된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이사라 교수는 "골반장기 탈출증은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의 50%에서 발생할 수 있는 흔한 질환이다. 그러나 질환으로 인식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단순히 탈출된 골반장기가 튀어나와서 생기는 일반적인 생활상의 불편함 외에 질 점막과 자궁 입구에 염증이 생기고 점막이 벗겨져 궤양성 출혈이 생길 수도 있다"며 "골반장기 탈출증은 일찍 병원을 찾으면 국소여성호르몬 치료와 골반근육 강화 운동요법(케겔운동), 그리고 일상 생활에서 골반장기 탈출증 예방교육을 받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3·4기 이상 진행된 경우에도 수술적 요법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개인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해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바라보고 있는데, 50대 이상 여성이 늘면서 점점 더 많은 여성들이 골반장기 탈출증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평소 생활습관 중 복압을 증가시킬 수 있는 자세나 질환, 즉 변비, 쭈그리고 앉는 자세, 복부비만 및 호흡기 질환 등과 같이 골반장기 탈출증을 악화시키는 요인들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고, 필요한 경우 수술적 요법으로 치료해야 한다"며 "수술 방법으로는 크게 복부 쪽으로 접근하는 방법(복식, 골반경)과 질 쪽으로 접근하여 수술하는 방법(질식)이 있다. 자궁을 꼭 적출하지 않아도 수술이 가능하다. 골반장기 탈출증은 원래 재발이 많은 질환으로, 수술 후에도 많게는 약 40%까지 재발될 수 있어 튼튼한 수술 방법을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결정해야 하며, 자궁적출술 시행 여부, 골반장기 탈출의 유형 및 심한 정도 등을 고려하여 각자의 상황에 맞는 개인별 맞춤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