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상파와 케이블TV간의 콘테츠 공급 협상 관련 줄다리기가 길어지며 시청자만 피해를 보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의 VOD 공급 중단과 재개, 케이블TV의 광고송출 중단 선언과 철회가 반복되고 있다.
지상파는 지난달 1일 0시를 기해 씨앤앰을 제외한 케이블TV 가입자에 VOD 공급을 끊었다가 협상 시한을 1월 말까지로 연장키로 하고, 보름 뒤인 15일 VOD를 다시 공급했다.
하지만 이후 협상이 난항을 겪자 지상파는 이달 1일 오후 6시부터 케이블TV에 VOD 공급을 일방적으로 다시 중단했다가 설 연휴를 앞둔 지난 5일 중단 나흘 만에 공급을 재개했다.
이에 맞서 케이블TV도 지상파의 실시간 광고 송출을 끊겠다고 두 차례 선언했다가 결정을 철회했다. 광고 송출이 중단되면 시청자들은 광고가 나올 시간에 '블랙' 화면을 봐야 한다.
양측이 이처럼 VOD 공급 협상 과정에서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는 이유는 콘텐츠 재송신료(CPS) 갈등과 맞물려 있다.
그동안 지상파 방송사업자는 직접 생산한 콘텐츠에 대한 제값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실시간 방송 및 VOD 콘텐츠 재송신료 인상을 요구해왔다.
반면 양측이 생각하는 적정선의 콘텐츠 재송신료에 차이가 있는 데다 양측이 요구하는 협상 조건도 달라 입장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그 결과 피해를 보는 건 각 가정의 시청자들이다.
케이블TV에 가입비를 내고도 원하는 VOD를 보지 못하거나 광고 시간에 블랙화면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상파와 유료방송 간 재송신 분쟁을 막을 수 있도록 '재송신 가이드라인'을 하반기 중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재송신 협의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협의 절차나 대가산정 시 고려 요소 등을 명시하겠다는 것이다.
김재홍 방통위 부위원장은 "방송사 간 자율 협상이 이뤄지지 않아 시청자들의 시청권 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방통위가 중재 조정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며 "양측이 자사 이익만 따질 것이 아니라 방송의 공적 의무와 시청권 보장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