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량 자동측정 실시간 전송… 1급 발암물질 질소산화물 등 7가지 측정수도권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제 연계… 2008년 이후 질소산화물 41% 감소클린시스(CleanSYS) 브랜드화, ISO9001 인증도… 저조한 측정기기 국산화율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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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단지 공장 굴뚝에서 내뿜는 대기오염물질을 자동으로 측정해 상시 감시하는 클린시스템 '굴뚝원격감시체계'(TMS)의 경제적 효과가 연간 수천억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굴뚝TMS가 대기질 개선에 도움되면서 수출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주목된다.
◇전국 578개 사업장 1531개 굴뚝 24시간 감시… 수도권 대기질 개선에 한몫
23일 환경부에 따르면 대기오염물질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1988년 굴뚝TMS를 처음 도입한 이후 설치장소가 전국적으로 3.9배쯤 증가했다. 설치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연간 수천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됐다.
굴뚝TMS는 산업단지 내 사업장 굴뚝에 자동측정기기를 설치해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량을 상시 감시하는 환경관리 시스템이다. 먼지와 이산화황(SO₂), 암모니아(NH₃), 질소산화물(NOx), 염화수소(HCI) 등 7가지 오염물질을 측정한다. 측정된 값은 관제센터의 컴퓨터와 온라인으로 연결돼 24시간 오염물질 배출상황을 관리할 수 있다.
1988년 7월 울산·온산산단 내 31개 사업장에 처음으로 설치됐다. 지난해 현재 전국 578개 사업장의 1531개 굴뚝에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2002년 148개 사업장 391개와 비교하면 사업장과 굴뚝 수 모두 3.9배쯤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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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연간 수천억원을 넘는다. 환경부의 2011년 대기환경정책 성과와 과제 자료를 보면 굴뚝TMS 운용으로 절감된 기업체 총생산원가가 2004년과 2010년을 비교했을 때 연간 5000억원에 이른다.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공정과 배출시설 개선, 원료 투입량 조정 등으로 말미암아 생산원가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같은 기간 행정기관의 지도·단속비용 절감액도 연간 50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오염물질 배출량 감소에 따른 사회적 비용 절감액은 7400억원쯤이라는 게 환경부 설명이다.
환경부가 분석한 대기질 개선 자료에 따르면 굴뚝TMS 도입 이후 굴뚝당 오염물질 배출량은 2002년 279톤에서 2014년 273톤으로 2%(6톤)쯤 감소했다.
특히 2007년부터 시행한 수도권사업장의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제와 굴뚝TMS를 연동하면서 수도권 대기질 개선이 눈에 띈다.
굴뚝TMS 측정값을 행정자료로 활용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수도권의 NOx와 황산화물(SOx)을 추이를 조사한 결과 2002~2007년 평균 4만9834톤 배출됐던 NOx는 2008~2014년 2만9499톤으로 41% 줄었다. 같은 기간 SOx도 평균 1만4307톤에서 1만2033톤으로 16% 감소했다. 기관지염 등을 유발하는 NOx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초미세먼지(PM2.5)를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물질이다.
환경부는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업장에 연도별로 배출허용총량을 할당하고 이를 관리하는 수도권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제를 2009년부터 확대 시행하고 있다. 2010년부터 NOx와 SOx 연간배출량을 기존 30톤과 20톤 초과에서 각각 4톤 초과로 강화했다. 올해 3월부터는 적용대상 업체를 1~2종 업체 270개소에서 3종 업체를 추가해 총 395개소로 확대했다.
환경부는 중소기업의 굴뚝TMS 설치 비용을 지원한다. 설치비는 굴뚝 1개소당 1억5000만~2억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장별로 보통 5~6개소를 설치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설치비의 40%를 국비로, 20%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하므로 40%만 사업자가 자부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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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일의 실시간 원격제어 기능… 조작 막기 위한 등급별 관리체계도 눈길
굴뚝TMS는 도입 초기에는 통신 프로토콜이 안정화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 측정 자료 수신율이 73.6%에 불과했다. 측정값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제기돼 공식적인 행정자료로 활용하기 곤란한 지경이었다.
하지만 1997년 굴뚝TMS 정상화를 위한 시범사업을 착수하면서 문제점을 개선했다. 시범사업은 여수산단 내 21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했다.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측정값 수신율은 이듬해 100%까지 올라왔다. 통신 프로토콜도 표준화하고 측정시스템 설치·운영방법에 관한 지침을 마련하는 등 제도도 정비됐다.
이후 전국 권역별 관제센터가 건립되면서 통합감시체계가 구축됐다. 호남권(순천)은 1998년, 영남권(울산)은 1999년, 수도권(분당)과 중부권(대전)은 각각 2001년과 2002년 관제센터가 갖춰졌다.
굴뚝TMS는 2006년 클린시스(CleanSYS)라는 브랜드로 거듭났다. 2007년 국제품질경영시스템(ISO9001) 인증을 받았고 2013년에는 영국 국제환경상(그린애플어워드)을 받으며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인터넷에 기반을 둔 실시간 원격제어 기능은 외국에서 운영하는 환경관리 시스템에는 없는 차별성이다.
환경부는 굴뚝TMS의 효율적인 관리와 측정기기 조작을 막기 위해 등급별 관리체계를 운영한다. 전체 사업장 중 운영관리가 우수한 30%는 그린(녹색)등급, 열악한 30%는 레드(적색)등급, 나머지 40%는 옐로우(황색)등급으로 분류한다. 녹색사업장은 반기 1회 이상, 황색은 분기 1회 이상, 적색은 월 1회 이상 관리에 나선다.
적색사업장은 연중 1회 이상의 불시점검과 현장교육 등을 시행한다. 측정값이 현저히 줄거나 별다른 이유 없이 측정실의 출입이 빈번하고 이후 오염물질 농도 변화가 현저해 자료 조작이 의심될 때는 불시에 합동점검도 벌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사업장 등급은 지역 관제센터 실정과 특성에 맞게 세부계획을 세워 분류한다"며 "등급 구분은 관제센터별 내부자료로 비공개로 관리한다"고 부연했다.
환경부는 우수한 굴뚝TMS를 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기상환경청장이 한국을 찾았을 때 굴뚝TMS 사업을 소개해 호응을 얻었다. 러시아와도 사업추진방안을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굴뚝자동측정기기의 국산화율이 낮다는 점이다. 2014년 말 현재 설치된 오염물질 자동측정기기 3605대 중 국산 점유율은 11.2%에 그친다. 이는 관련 산업의 대외의존도가 높다는 의미로 탄력적인 환경정책 시행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환경부 관계자는 "2009년부터 국산 기기의 현장시험을 지원하고 있다"며 "측정환경이 같은 굴뚝에 3~12개월 부착해 성능을 점검·보완할 수 있게 돕고 있으며 D업체의 경우 국내 판매실적이 2009년까지 0대였지만, 실용화 지원 이후 2010년부터 210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환경산업전시회 등을 통해 굴뚝TMS와 국산 측정기기를 함께 전시하고 참가업체에 홍보부스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등 홍보활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