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제외 지방 60%가 동일권역…서울은 강남3구에만 31개 지점 밀집창추위 "1순위는 한 건물 두 지점 대형화…근접 지점간 통합문제는 아직"
  • ▲ ⓒ미래에셋증권
    ▲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합병 이후에도 지점 통폐합 문제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사 통합 이후 서울지역 지점수는 70개가 되는데 강남3구에만 31개 지점이 몰리고,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경우 전체 107개 지점 가운데 60개 지점이 50미터~1킬로미터 이내 거리의 동일 업권이다.


    박현주 회장은 '장기적으로는 지점과 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통합 직후 당분간은 오히려 효율성을 위해 기존 지점을 합치거나 폐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본사영업부와 해외법인·사무소를 제외한 미래에셋증권의 전국 지점은 75개, 미래에셋대우는 101개로 양사 통합시 총 176개 지점이 된다.

    문제는 176개 지점들의 상당수가 동일 영업권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지점은 같은 건물을 사용하고 있고, 바로 옆건물에 나란히 지점이 들어선 곳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서울지역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편중현상이 두드러진다.

  • ▲ ⓒ미래에셋증권

  • ▲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대우 강남3구 지점 현황 ⓒ서울시, 각사
    ▲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대우 강남3구 지점 현황 ⓒ서울시, 각사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서울지역 지점 수는 총 70개이며, 이 중 강남3구에 위치한 지점이 31개로 전체의 절반에 육박한다.


    특히 강남구에 위치한 지점이 각각 7개와 8개로 양사 통합시 강남구에만 15개 지점이 된다.


    상업지역이 밀집한 역삼동과 주거지역이 밀집한 대치동에 7개 지점이 포진하면서 이 지역을 중심으로 정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용산구(LS용산타워)와 양천구(목통 트라팰리스)에서는 동일 건물에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지점이 모두 입주해 있어 조정이 불가피하다.


    서울 밖으로 나가면 사정은 더욱 복잡해진다.


    서울을 제외한 지점은 미래에셋증권이 41개, 미래에셋대우가 66개 지점인데 이 중 각각 22개, 총 44개 지점이 반경 1Km안에서 나란히 영업 중이다.


    결국 미래에셋증권 지점의 절반이나 미래에셋대우의 3분의 1(33%)의 지점이 동일업권 밖으로 이전하거나 통폐합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차량이동으로 5분 가량이 소요되는 반경 4Km 이내에 위치한 지점까지 포함하면 동일업권 내 지점은 각각 30개로 늘어난다.


    직선거리로 55미터에 불과한 인천지점과 PBClass부평, 차로를 두고 마주한 목포지점, 바로 옆건물에 입주해 있는 진주지점을 비롯해 서현동, 수원 인계동, 대구 범어동, 부산 서면·수안동·하단동, 울산, 목포, 순천, 여수지점의 양사간 거리는 200미터 내외에 불과하다.

  • ▲ 서울 외 경기 및 지방지역 업권 중복 현황(반경 1Km) ⓒ각사
    ▲ 서울 외 경기 및 지방지역 업권 중복 현황(반경 1Km) ⓒ각사


    이처럼 업권 중복 지점이 전체 지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가운데 오는 11월 1일 합병을 앞둔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창업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남은 기간 동안 지점의 활용에 대해 고심 중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동일한 건물에 위치한 양사 지점을 하나로 합쳐 대형 점포로 바꾸는 것이 1순위 논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일 영업권에 위치한 지점 문제에 대해서는 시간이 다소 필요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근접점포에 대해서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는 것으로 논의되고 있다"며 "각 지점의 특성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점의 위치가 서로 가깝다고 무조건 합쳐야 하는것보다 지역별, 지점별 강점이 있다"라며 "가깝다고 해서 무조건 대형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통합 이후에도 동일 영업권 내 2개 이상의 지점 운영은 인력과 비용 낭비로 이어지기 때문에 결국 현재 창업추진위원회에서는 동일 영업권역 내 지점을 하나로 묶어 협업하는 방안이 논의중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증권업 수익성이 하락하고 인터넷, 모바일 등 비대면채널 확대에 따라 지점을 찾는 고객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결국 영업점 간 경쟁보다는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각 영업점을 그룹으로 묶어 협업하도록 하는 방안을 찾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복 지점이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그에 따른 각 지점의 인원 역시 중복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통합 이후 지점장급을 비롯한 직원들의 대대적인 인사이동 역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은 자산관리, 미래에셋대우는 브로커리지로 특화전략이 각각 다르지만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영업전략은 결국 같기 때문에 강남3구를 비롯한 중복 지역에 대한 영업점 통폐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PB 특화지점인 미래에셋대우의 PBClass 지점에 대한 향후 활용방안 고민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복 지점을 당분간 유지하더라도 장기적인 차원에서 두 증권사가 비슷한 위치에 지점이 위치하면 시너지가 발생하지 않을 뿐 아니라 해당 지점간의 경쟁이 치열해져 화학적 통합이 오히려 어려워질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