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대중적 선호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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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 수출 효자 품목이다. 담배, 참치에 이어 우리나라 농수산식품 수출 3위에 해당한다. 지난해 수출 실적이 처음으로 3억 달러를 넘어섰다. 수출량은 총 5144만 속이다. 김을 길게 이어붙이면 지구를 27바퀴 도는 양이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김 수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15% 증가한 3억5000만 달러로 세웠다.
김 수출 확대를 위해 해수부는 '김맥'(스낵김+맥주)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치맥'(치킨+맥주)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해수부는 지난달 13~28일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맥주축제에 홍보부스를 마련하고 맥주 안주로 스낵김을 선보였다. 스낵김은 김과 김 사이에 견과류, 건어물, 곡류 등을 넣은 것으로 형태와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술안주로 꼬치를 많이 먹는다는데 아직 (마케팅) 초기단계지만, 지켜보면 (반응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스낵김을 기내식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해수부 대변인실 직원 K씨가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내식으로 땅콩 대신 스낵김을 내놓아도 좋지 않을까'라고 착안한 게 발단이다. 아직 구상단계여서 사업이 구체화한 건 없지만, 김맥 프로젝트에 이어 스낵김을 알리는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기내식 공급량은 크게 늘고 있다. 대한항공 기내식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7월30일 하루 8만4936명이 먹을 수 있는 기내식을 생산했다. 대한항공이 기내식을 생산한 1969년 이래 역대 최고 기록이다. 지난해 여름 최대 수송 인원을 기록했던 8월1일 7만7339식보다 7597식이 늘었다. 메뉴도 다양하다. 한식을 비롯해 된장덮밥, 불고기, 동치미국수, 초밥, 크루아상 등 하루 평균 1400종류의 기내식이 공급된다. 최고 인기 메뉴인 비빔밥은 하루 평균 생산량이 3600식에 달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내식은 탑승 좌석과 비행 노선, 계절에 따라 다르게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사정은 비슷하다. 아시아나는 한식 서비스를 위해 궁중음식연구원과 업무 제휴를 맺고 궁중정찬, 팔도진미 반상 등을 선보이고 있다.
스낵김에 대한 항공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곳은 스낵김이 어떤 형태로 공급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다. 스낵김에 대한 낮은 인지도가 걸림돌로 작용하는 셈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솔직히 난감한 간식이다"며 "기내 간식은 어느 정도 대중적인 선호도가 검증된 메뉴만 제공하므로 항공사 입장에서 실험적으로 메뉴를 내놓거나 테스트용으로 선정하기에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반면 스낵김에 대해 필요하면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스낵김을 당장 기내식 간식으로 활용할 계획은 없다"면서 "다만 앞으로 검토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으로 '식품 한류' 바람이 불면 스낵김이 기내식 간식용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가능성은 열려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