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 리드코프도 2019년까지 천안휴게소 운영… 지난해 114억 매출
  • ▲ 붐비는 덕평휴게소.ⓒ연합뉴스
    ▲ 붐비는 덕평휴게소.ⓒ연합뉴스

    매출액 상위권 휴게소들의 상당 지분을 민간 또는 외국자본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로공사가 부채 감소를 위해 소위 돈 되는 휴게소 운영을 민자에 넘기다 보니 대부업체도 휴게소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휴게소의 공익서비스 품질 하락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도공으로부터 받은 휴게소 운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1~3위 휴게소는 모두 민자운영사가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매출 1위 영동고속도로 덕평휴게소(550억원)와 3위 서해안고속도로 행담도휴게소(306억원)는 외국자본인 맥쿼리자산운용이 각각 49%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휴게소 업계 큰손으로 부상한 맥쿼리는 국내 민자도로와 철도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국내 비판 여론이 높은 외국자본이다. 지난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국내 사모펀드의 수탁회사인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평창휴게소도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매출 2위 마장휴게소는 SK, SPC, 한화투자증권 컨소시엄이 운영 중이다. 돈 되는 빅3 휴게소가 모두 민자 몫인 셈이다.

    전 의원 설명대로면 지난해 매출액 100억원 이상 휴게소는 30여개소에 이른다. 휴게소 사업이 황금시장으로 떠오르자 대부업체인 리드코프까지 사업에 진출했다. 리드코프는 지난해 4월 임대방식으로 천안(부산방향)휴게소 운영권을 따냈다. 운영 기간은 2019년 3월 말까지로, 지난해 11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 의원은 공공시설인 휴게소를 민자가 잠식하면서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도공이 운영하는 매출 상위 5위권 휴게소에서 발생한 사건·사고는 교통사고 2건이 전부다. 반면 민자 상위 5위권 휴게소에서는 교통사고 6건에 절도 등 범죄가 2건이 발생했다.

    전 의원은 민자가 내는 휴게소 임대료도 도공이 직접 임대해 운영하는 것보다 낮아 도공의 수익성 확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덕평휴게소는 매출액 550억원을 기록했지만, 임대료는 11.1%에 해당하는 61억여원을 냈다. 마장휴게소는 314억원 매출에 3.7%인 11억여원을 임대료로 납부했다. 반면 도공이 임대방식으로 운영하는 휴게소 중 매출 1위인 여주(강릉)휴게소는 235억원 매출에 17.3%쯤인 40억여원, 매출 2위 안성(부산)휴게소는 231억원 매출에 17.7%인 40억여원을 각각 임대료로 냈다.

    전 의원은 "도공은 부채절감이 시급하더라도 공공시설인 휴게소를 민자에 계속 개방하는 현재의 휴게소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자본 침투와 관련해선 "덕평휴게소의 민자유치협약서를 보면 사업시행자는 다른 출자자가 참여해 출자 지분율이 10% 이상 변경될 때면 도공의 사전승인을 받게 돼 있다"며 "도공 승인은 사실상 형식적이고 최초 운영사가 원하면 계약 기간 내 언제든 지분을 넘길 수 있어 외국자본이 우회적으로 휴게소 지분을 획득하는 허점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