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각종 가짜뉴스와 허위 정보 기승인터넷 강국 대한민국, 잘못된 정보 감염 수위 높아혼란 시국 틈타 가짜뉴스 악용 개인정보 탈취 범죄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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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년 2월 18일 독일 베를린의 체육궁전 군중집회. 작고 왜소한 몸집의 한 남자가 다리를 절며 단상에 오른다. 그는 확신에 찬 표정으로 수 많은 군중들을 바라보며 외친다. "민족이여 일어서라, 폭풍이여 몰아쳐라". 이내 장내는 군중들의 함성소리와 웅장한 음악소리가 뒤엉키면서 광란의 도가니로 빠져든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아군의 패색이 짙어지는 상황에서도 국민들에게 총력전을 선동하며 사지(死地)에 몰아넣은 이 남자는 독일 나치 정권의 선전장관인 '파울 요제프 괴벨스(Paul Joseph Goebbels)'다.괴벨스는 오늘날까지도 여론 선동과 조작의 대명사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나치 정권의 언론, 문화 산업을 통제하면서 국민들에게 왜곡되고 잘못된 정보인 이른바 '가짜뉴스'를 자유자재로 활용했다. 괴벨스는 언론과 방송, 영화를 통해 히틀러를 훌륭한 지도자로 부각시켰으며 유대인을 지구상의 멸종 대상으로 지목했다. 독일군의 전세가 기울었던 1945년에는 '콜베르크(Kolberg)'라는 사기 진작용 영화를 제작하면서 국민들을 전쟁에 동참시킨 장본인이다.제2차 세계대전이 독일의 패배로 끝나면서 괴벨스는 자살로 최후를 맞이하게 됐지만, 그의 망령은 현재까지도 존재하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각종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튜브 등에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는 글과 영상이 넘쳐난다. 최근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경우 하루에도 적게는 수백건, 많게는 수천건의 가짜뉴스가 올라온다.인터넷 강국으로 꼽히는 대한민국은 잘못된 정보의 감염 수위가 더욱 높다. 코로나19로 폐업을 했다는 업체, 확진자가 나왔다는 지역 등의 대다수의 정보는 확인해보면 허위로 판명되기 일쑤다. 검사를 받기로 한 환자가 사망했다는 뉴스도 코로나19와 무관한 사인으로 밝혀지는 등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제목으로 보는 사람들을 현혹시킨다.혼란스러운 시국을 틈타 가짜뉴스를 악용한 '스미싱(Smishing)' 등 개인정보 탈취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와 관련된 스미싱 문자는 누적 9482건으로 확인됐으며, 스팸 신고도 일 평균 260여 건에 달한다. 마스크와 방역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테마주를 추천하는 금융 스팸 신고는 9770건에 달한다. 가령 '전염병 마스크 무료배포', '바이러스로 인한 택배배송 지연' 등 일상적인 제목으로 문자메시지의 인터넷주소(URL)로 접속하면 해킹 앱이 설치되면서 개인정보를 빼간다."나에게 한 문장만 달라 그러면 누구든지 범죄자로 만들수 있다"는 괴벨스의 유명한 어록처럼 한 문장으로 범죄가 가능해진 시대가 온 셈이다. 문제는 가짜뉴스의 감염 속도가 전염병의 속도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국민들의 불안감 조장은 물론, 기업의 이미지 실추 등 많은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에는 괴벨스와 같은 수많은 사람들이 허위 정보를 생산·전달하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정부는 엄중한 처벌로 강경한 대책에 나섰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이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가만히 있을수도 없는 노릇이다.보안 전문가들은 마스크와 손소독제로 전염병을 사전 차단하듯이 개인과 기업 스스로가 정보를 검열하고 경계하는 자세를 지니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설사 괴벨스의 망령이 당신의 귀에 달콤한 말을 속삭일지라도 무비판적 수용이 아닌 의심의 눈을 길러야 한다는 얘기다.코로나19보다 무서운 '정보감염증'이 창궐하는 대한민국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