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이달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발급 여부 결정제주, 2년 연속 요건 충족… 코로나19·도내 여론 변수위약금 날린 신세계, 제주도 시내면세점 재도전 여부 관심
  •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연기했던 제주 시내면세점의 신규 특허 발급 여부를 7월 중 결정한다. 제주 시내면세점 사업을 꾸준히 추진했던 신세계 면세점에게 사업권이 돌아갈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오는 7월 중순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 회의를 열고, 제주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에 대한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당초 기재부는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를 올해 5월 개최할 예정이었다.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가 특허 추가 지역을 결정하면 정부는 사업자 모집 공고 등을 통해 면세점 사업을 희망하는 기업들에게 사업 계획 등을 제출받는다. 이후 관세청 심사 절차를 통해 사업자를 확정하는데, 모집 공고와 사업자 선정까지 6개월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번 면세점 위원회에서 신규 특허가 나올 것으로 유력한 지역은 제주다. 

    지역 시내 대기업 면세점의 경우 지역별 면세점 매출액이 전년 대비 2000억원 이상 증가하거나 외국인 관광객이 20만 명 이상 증가할 경우 신규 특허 수를 결정할 수 있다. 제주는 지난해 기준 면세점 매출액이 2000억 원 이상 늘면서 대기업의 신규 면세점 특허 요건을 충족한 상황이다.

    업계는 제주도 내 특허가 나오면 신세계면세점이 가장 먼저 움직일 것으로 예측한다. 

    신세계는 제주시 연동 뉴크라운호텔 부지(3888㎡)를 매입한 뒤 지상 7층, 지하 7층, 연면적 3만8205㎡ 규모의 건물을 신축해 대형 면세점을 개점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최근 제주도를 상대로 교통영향평가와 경관건축심의 등의 행정 절차도 진행했다.

    하지만 무리 없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던 면세점 특허공고는 코로나19 변수로 언제 가능할지 알 수 없게 되면서 제주 면세점 사업 진출을 잠정 중단하게 됐다. 신세계는 계약해지 위약금으로 부지 소유주에게 20억원을 지급했다.

    업계의 이목은 신세계가 도전에 나설 것인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추후 신규 특허 등 상황을 지켜본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어 올해 제주도 관광시장 위축이 확실시되는 만큼 당장 신규 특허 추가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제주 시내면세점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받았다.   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8만206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2%나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인 3월과 4월, 5월의 외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동월보다 각각 97.2%, 99.2%, 98.3%씩 급감했다. 여기에 지난 4월 6일부터 국토교통부의 국제선 인천공항 일원화 조치로 제주국제공항의 국제선 이용이 중단된 상태다. 

    기존 업체 역시 타격을 입고 있다. 제주시 연동에서 운영 중이었던 롯데·신라면세점 제주점은 매출 급감을 견디지 못하고 이달 1일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롯데면세점 제주점은 지난 2월부터 영업시간 단축 등 비상경영을 했으나 지난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5% 하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고객인 제주 방문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제주관광공사는 만성 적자로 인해 4년 만인 지난해 12월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신화월드에 위치한 시내면세점 철수를 결정했다. 지난 4월 말까지 재고 처리, 시내면세점 특허 반납, 임대계약 종료, 인력 재배치 등의 후속조치를 마무리했다.

    도내 여론도 면세점 추가에 부정적이다. 대기업 면세점 수익 대부분이 제주 지역 외부로 유출돼 제주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여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원희룡 도지사가 4월 말 제주도의회 도정질의에서 면세점 추가에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직접 표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