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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사태로 올 들어 해외직접투자(FDI)가 두 분기 연속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줄어든 해외직접투자가 국내 투자로 유턴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나 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1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올 2분기 해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2분기 해외직접투자액 규모는 121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8% 감소했다.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1분기(-4.0%)에 이어 두 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해외직접투자는 2017년 4분기와 2018년 1분기까지 전년동기 대비 감소세였지만, 2018년 2분기부터 증가세를 보였다. 친노동자 성향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각종 기업규제와 세금 압박으로 기업들이 해외 투자처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증가세를 이어가던 해외직접투자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올 1분기 2018년 1분기(-27.9%) 이후 2년 만에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감소 폭도 2018년 1분기 이후 아홉 분기 만에 가장 컸다. 다만 월별로 보면 4월(-38.3%)과 5월(-60.0%) 급감한 뒤 6월(-0.7%) 들어 감소 폭이 둔화한 모습이다.
총투자액에서 지분매각·청산 등 투자회수액을 뺀 순투자액은 76억1000만 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46.0% 급감했다.
업종별 투자규모는 금융·보험업(50억5000만 달러), 제조업(21억5000만 달러), 부동산업(16억 달러), 광업(9억9000만 달러) 등의 순이다. 감소비율로는 제조업이 지난해보다 62.7% 줄어 두드러졌다. 금융·보험업도 21.3% 감소했다.
반면 부동산업은 저성장·저금리에 따른 수익원 다각화 기조에 힘입어 7.3% 증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넘치는 시중 유동자산에 비해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 국가별로는 조세회피처로 금융업 등에서 투자 경유지 역할을 하는 케이만군도가 24억3000만 달러로 가장 많고 미국(21억8000만 달러), 싱가포르(14억9000만 달러), 아랍에미리트(UAE·6억6000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30.1%), 중남미(23.9%), 북미(20.6%), 유럽(16.0%), 중동(5.8%) 등의 순이었다.
투자회수금액은 업종별로는 전기·가스공급업(15억1000만 달러), 금융·보험업(12억1000만 달러), 광업(6억 달러) 순으로 많았다. 국가별로는 홍콩(15억3000만 달러), UAE(6억 달러), 케이만군도(5억9000만 달러) 순이다. -
코로나19 사태에도 정부와 여당이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을 밀어붙이며 기업 옥죄기 정책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기업과 투자자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형국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에 유입된 투자금액보다 해외로 나간 직접투자 금액이 3배나 많았다. 법인세 인하 등을 통해 기업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