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수입물가지수 전월比 0.9%↓… 국제유가 하락에 3개월 만에 반락美 7월 생산자물가지수도 0.5%↓… 2년여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추경호 "물가 늦어도 10월 정점"… IMF "내년 말 코로나19 이전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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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물가 정점설이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국내외에서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들이 상승세를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15년=100)는 153.49로 전달(154.87)보다 0.9% 내렸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여전히 27.9% 높지만, 지난 4월(-0.6%) 이후 3개월 만에 오름세가 꺾였다.6월과 비교했을때 원재료중에선 광산품(-2.8%)의 내림폭이 가장 컸다. 물가 오름세를 견인해온 국제유가가 떨어진 영향이다. 두바이유의 경우 6월 평균 배럴당 113.27달러였던 가격은 7월 103.14달러로 한달 새 8.9% 하락했다.수출물가도 동반 하락했다.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는 129.76으로, 6월(132.61)보다 2.1% 낮았다. 올 1월 이후 7개월 만의 하락이다.40여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글로벌 금리 인상을 견인 중인 미국에서도 소비자물가 선행지표가 꺾이는 모습이다. 미국 노동부는 11일(현지시각)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달보다 0.5% 내렸다고 발표했다. PPI 월간 상승률이 감소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20년 4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도 6월보다 9%나 떨어진 에너지가격의 하락이 마이너스 전환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도매 물가 상승분은 추후 소비자물가로 전이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PPI 상승폭의 둔화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됐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7월 PPI 움직임은 전날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 추세와도 일맥상통한다. 7월 CPI는 1년 전보다 8.5% 올랐다. 이는 지난 1981년 11월 이후 최대폭으로 올랐던 전달(9.1%)보다 상승폭이 둔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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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물가 3분기 정점설이 점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추석 이 지나며 서서히 물가 오름세가 주춤해지고 9월, 늦어도 10월에는 정점을 찍고 서서히 하락세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추 부총리는 "최근 폭우 등이 농작물 작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조금 점검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는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대외적인 요건이 현재 상태보다 훨씬 나빠지지 않는다는 전제로) 현재 유가 흐름과 여러 상황을 보면 9월 말 또는 늦어도 10월쯤이 물가 정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었다. 일관되게 9~10월 중 물가가 정점을 찍을 거라는 견해를 유지하는 셈이다.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물가가 3분기 정점을 찍을 거라고 전망했다. IMF는 지난달 26일 내놓은 세계경제전망 수정보고서에서 올해 인플레이션이 3분기에 정점을 찍고 서서히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선진국은 올해 물가 상승률이 6.6%를 기록한 뒤 내년 3.3%로 상승세가 둔화할 거로 내다봤다. 신흥국 물가는 올해 9.5%, 내년 7.4% 각각 상승할 거로 전망했다.
다만 유럽발 에너지수요 증가는 변수로 꼽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1일(현지시각) 발간한 월간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석유 수요를 하루 9970만 배럴로 예측했다. 올해 석유 수요 증가량은 하루 210만 배럴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보다 하루 38만 배럴 많은 수준이다. IEA가 석유 수요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것은 천연가스 가격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면서 일부 국가가 가스 대신 석유 사용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