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전 배우자 가출해 연락두절…1세대 1주택 비과세 신고세무서, 비과세 신고 4년 뒤 '양도세+가산세' 수억원 부과 법원 "양도세 부과 적법…가산세 부과 취소"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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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26년전 가출한 배우자와 연락이 끊긴 채 살던 중, 황당한 일을 겪게 됐다. 지난 2016년 주택을 한 채를 양도하면서 1세대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특례 신청을 했다.하지만 4년 뒤 세무서에서는 자신이 2주택자라며 양도세와 가산세 수억원을 내라는 고지를 받았다.수십년을 1주택자로 살았던 A씨는 당황했다. 대체 자신이 왜 2주택자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세무서는 이런 A씨에게 배우자가 1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며 2주택자로 양도세를 신고해야 한다고 알려줬다.26년 전에 집을 나간 배우자와 지금까지 연락 한 통 안하고 살았던 A씨는 억울했다. 배우자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지는 전혀 알 수가 없었던데다, 양도세를 신고하기 전 A씨가 배우자의 주택 소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길도 없었다.더구나 법적 절차만 밟지 않았을 뿐, 사실상 이혼상태인 상황에서 A씨에게 2주택자라며 4년이나 지난, 2020년에 양도세 수억원과 신고불성실가산세와 납부불성실가산세 수천만원을 납부하라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았다. 불성실신고를 하고 싶어서 한 것이 아닌데 말이다.억울했던 A씨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배우자가 가출해 26년간 연락없이 지내는 등 사실상 이혼상태이므로 1세대 구성원에서 배우자를 제외해야 한다"며 "이는 실질과세의 원칙, 평등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또 "법률상 배우자라고 하더라도 장기간 별거해 연락이 두절된 상태였고 개인정보보호법상 배우자의 위임 없이는 주택 보유 현황을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법률상 배우자의 주택 보유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채 양도세 신고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 책임을 지우는 것은 부당한데다, 양도세 신고 이후 과세관청이 4년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으면서 가산세를 부과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항변했다.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1세대 1주택' 요건에는 배우자와 동거하거나 생계를 같이하는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배우자라는 사실만으로 1세대를 구성한다고 해석한다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재판부는 A씨가 가출한 배우자와 1세대를 구성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가산세는 A씨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받아들였다.재판부는 "A씨는 26년간 연락 없이 지내온 배우자의 주택 보유 현황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고 A씨가 양도세를 제대로 신고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가산세 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행정법원은 세무서에 양도세 부과처분은 적법하고, 가산세 부과처분만 취소하라는 일부패소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