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2년, 가입자·매출액 등 성과 지지부진해외 솔루션 도입, 자체 기술력 부족 '남 좋은일' 전락5G 품질·데이터 소모, 컨트롤러 등 진입장벽 '한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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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동통신 3사 클라우드 게임이 5G 주요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용자들은 외면하고 있다.22일 게임 데이터 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는 50억 달러(약 6조 4000억원)에 이른다. 시장 규모는 향후 5년간 연평균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해외에서는 국내 클라우드 게임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사미 카질바쉬 구글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총괄은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5G 인프라를 갖췄다”며 “클라우드 게임이 성장할 여건이 잘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이통3사는 5G 서비스 활용방안으로 클라우드 게임을 낙점하고 경쟁적으로 서비스를 출시했다. 5G 서비스 대중화와 더불어 클라우드 게임이 킬러 콘텐츠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LG유플러스는 2019년 3월 엔비디아와 ‘지포스나우’를 출시했고, KT도 2020년 8월 ‘게임박스’를 내놨다. SK텔레콤은 2020년 9월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와 협업한 ‘5GX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출범 당시 3년 내 가입자 수 100만명을 목표로 한 바 있다.하지만 출시 2년이 지난 시점에서 통신 3사가 서비스하는 클라우드 게임 성과는 기대한 만큼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다.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이 2021년 10월 발표한 ‘5G 전용서비스 인식 및 이용현황’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SK텔레콤 가입자 79.7%, LG유플러스 66.9%, KT 59.7%는 ‘5G 전용서비스’를 한 번도 이용해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경험해본 이용자 중 가장 자주 이용한 서비스 중에서도 SK텔레콤의 ‘5GX 클라우드 게임’은 주 1-2회·30분 미만 수준으로 사용률이 저조했다.통신사들은 파트너사와 계약관계로 인해 누적 가입자 수와 월간 활성 이용자 수 등 세부 지표를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는다. 다만 KT는 “5월에 발표했던 가입자 30만명에서 늘어났지만 정확한 숫자는 밝히기 어렵다”며 “게임박스 사업은 계속 고도화하고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클라우드 게임 사업은 글로벌 빅테크 사업자들이 주도하는 시장이다. 자체 데이터센터와 리전을 통해 안정적인 클라우드 서비스가 가능할뿐더러,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IP도 선제적으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기술력과 IP 모두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진출하는 데 이들과 제휴를 맺은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해석된다.결국 자체 기술력과 IP 확보 보다는 손쉬운 사업방향으로 제휴 형태를 택하면서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모양새다. 해외 업체에만 좋은 일을 해주는 꼴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디바이스와 기기 사양에 따른 진입장벽을 낮춘 클라우드 게임이 오히려 진입장벽을 높였다는 측면도 존재한다. 모바일로 클라우드 게임을 이용하려면 대부분 전용 컨트롤러를 필요로 한다. 5G 품질 문제와 과도한 데이터 소모도 문제로 이용자들에게 외면을 받는 요소다.이용자들도 클라우드 게임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다. 게임에서 중요한 요소인 응답성과 화질 모두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대 남성 A씨는 “클라우드 게임을 접해봤을 때 딜레이가 심하고 화질이 떨어진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며 “그 이후로 컴퓨터 사양을 높이거나 콘솔로 타이틀을 구매하는게 낫겠다는 생각을 바꾼적이 없다”고 전했다.김정태 동양대 게임학과 교수는 “게임 시장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만 잘 마련됐다고 콘텐츠가 성공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게이머 환경을 쉽게 바꾸기 어려울뿐더러 기존 환경을 바꿀만큼 클라우드 게임이 매력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김 교수는 “통신사들이 바라보는 게임업의 개념이 게임 퍼블리싱 업체 등과 굉장히 다르다”며 “5G와 클라우드를 활용한 여러 가지 서비스들 중 게임도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여기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