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운용, ETF 점유율 1위 바짝…올해 역전 목표삼성운용, 글로벌 운용사 협업…해외 시장 눈독 후발주자 각성 중…이색 ETF 출시 경쟁 치열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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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자산운용사들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경쟁력 제고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이들은 ETF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앞다퉈 총보수를 줄이거나 차별화된 이색상품을 출시하는 등 투자자들을 모으기 위해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ETF 시장 순자산총액은 78조5116억원으로 전년 동기(73조9675억원) 대비 6.1% 성장했다. 지난달 1일에는 82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상장 종목 수는 666개로 전년(533개) 대비 24.9% 급증했다.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수는 18개사에서 23개사로 5곳이 늘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ETF가 차지하는 비중도 매년 늘고 있다.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대비 ETF 자산총액 비중은 4.4%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증가했으며,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 대비 ETF 거래대금 규모는 32.8%로 8.9%포인트 급증했다.

    ETF 시장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면서 올해 ETF 시장 내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업계 1·2위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 선두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운용의 ETF 순자산은 32조9505억원, 이에 따른 시장점유율은 42.0%로 선두를 유지 중이다. 

    이 기간 미래에셋운용의 ETF 순자산은 29조5674억원, 시장점유율은 37.7%를 기록하며 삼성운용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 격차는 4.3%포인트에 불과하다. 

    미래에셋운용은 삼성운용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올해도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개인투자자의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해 업계 선두를 탈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운용 또한 미국 ETF 운용사 앰플리파이 등 글로벌 운용사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단순히 글로벌 ETF 상품을 국내에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해외법인을 통한 직상장 및 운용 등을 통해 1위 자리를 수성할 예정이다.

    한편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 후발주자들은 전열을 가다듬는 상태다. ETF 시장 내 대형사와 중소형 자산운용사 간 양극화 양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이 차지하는 ETF 시장 점유율은 79.7%로 전년 대비 1.7%포인트 증가했다. 후발주자들의 거센 추격에도 불구하고 두 곳의 자산운용사의 ETF 시장 독식 체재가 더 공고해진 셈이다.

    이에 중소형 운용사들은 올해에도 삼성·미래로 굳어진 양강 구도에 파열음을 내기 위해 사력을 다할 예정이다. 이들은 상품 경쟁력 제고를 위한 총보수 인하, 최신 경향을 반영한 ETF 상품 출시 등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삼성·미래 2강 체제가 고착화된 국내 ETF 시장에서 후발주자들이 치고 나오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여전히 ETF 시장의 허들은 높지만, 확실한 브랜드 이미지를 확보하기 위해 차별화되고 이색적인 상품을 지속해서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3위 이하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ETF 부서에 힘을 싣는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한투운용은 최근 ETF 운용본부를 신설하고 ETF 관련 부서의 체계를 조정하는 조직개편을 시행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 또한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ETF 조직을 별도로 분리, 본부로 격상했다. 

    운용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금리형·채권형 ETF 선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 인상에 따른 주식시장 침체가 올해도 이어지면서 리스크가 적은 상품들의 인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금리를 활용해 이익을 낼 수 있는 확정금리형 및 채권형 ETF가 계속해서 피난처로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하반기 물가가 잡히고 주식시장이 반등한다면 테마형 ETF 재차 각광받을 수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월 분배 상품의 신규상장 및 기존 상품의 월 분배 전환 흐름도 계속될 전망이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경기침체 우려 속 투자 선호가 이자, 배당 등 안정적 수입으로 옮겨가고 있다"라며 "기상장된 리츠, 해외지수, 커버드콜 등 배당수익률이 높은 상품들도 매월 분배금 지급으로 전환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