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24~30일 국빈 방미… 해결할 경제현안 수두룩역대 최대 경제사절단 동행… '제2 중동붐' 이어갈지 주목韓기업 불리한 규제 완화에 총력… 동맹 강화 기류에 기대감↑
  • 미국 국빈 방문 앞두고 게시된 '1953년-2023년' 한미 의장대 현수막.ⓒ연합뉴스
    ▲ 미국 국빈 방문 앞두고 게시된 '1953년-2023년' 한미 의장대 현수막.ⓒ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5박 7일간 국빈 방미 일정이 시작된 가운데 앞서 수백억 달러의 오일머니 유치에 성공한 '세일즈외교'가 이번에도 빛을 발할지 주목된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임한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중동 지역과의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제2의 중동붐'을 불러일으켰다. 현재 한미 양국은 동맹 강화를 목표로 상호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번 방미는 세일즈 외교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4일부터 오는 30일까지 5박7일 동안 국빈 자격으로 미국에 방문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의 국빈 방문이다. 양국 정상 회담, 윤 대통령과 미 상·하원 합동 연설, 미군 수뇌부 정세 브리핑 등의 일정이 예정돼 있다.

    특히 이번 방미에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지원법(칩스·CHIPS Act) 등 주요 경제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로선 2가지 제도로 인해 파생될 우리 기업의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관건이다. 이번 방미에 역대 정부 중 최대 규모인 122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하는 것도 이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협상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IRA는 물가상승 억제와 기후변화 대응 등을 위해 제정된 법이지만, 미국에서 전기자동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최종 조립이 북미에서 이뤄져야 하고 배터리 핵심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등 진입 장벽이 까다롭다. 당장 현대·기아자동차의 전기차가 세액공제 형태의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게 돼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국내 기업들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미국 내 생산 기반을 구축한다 해도 상당한 시일과 예산이 소요돼 녹록잖은 여건이다.

    반도체지원법도 국내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미국이 중국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기 위해 만든 해당 법안은 중국을 제외하고 국내외 기업에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주어 반도체 제조시설 유치를 지원하게 된다. 하지만 기업들은 보조금을 받는 조건으로 앞으로 10년간 중국에 대한 투자가 제한된다. 중국에서 주요 거점 시설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의 영업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초과이익 공유, 상세한 회계자료 제출 등도 독소조항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이번 방미 외교를 통해 IRA, 칩스법 등의 즉각적인 개정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도 적잖다. 다만 적용을 유예하는 방법이나 예외를 확대하는 방안 등은 논의할 수 있다는 견해다. 돈독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오랜 동맹국으로서 입게 될 한국 기업의 피해가 글로벌 가치사슬(GVC)이나 공급망 측면에서 봤을 때 결국 미국에도 손해가 될 수 있다는 논리를 만들어 바이든 행정부를 적극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다행인 것은 윤 정부 출범 이후 중동지역을 대상으로 한 세일즈외교를 통해 성공을 맛본 값진 '경험'이 있다는 점이다. 앞서 윤 정부가 이뤄낸 중동 지역과의 성공적인 외교는 이번 방미 실적을 기대하게 만드는 성공적인 초석으로 작용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와 300억 달러 규모 협약을, 올해 1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와 3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내며 대규모 '오일머니'를 유치한 바 있다.

    한편 이번 방미 기간에 양국의 밀착 행보로 중국·러시아의 반발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정부가 유의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회담에서 중·러를 향한 수위 높은 발언이나 견제가 이뤄질 경우 외교가 급작스럽게 얼어붙을 수 있어서다. 국가 간 확연한 대립구도 속에서도 자국의 경제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야만 하는 윤 대통령의 외교력이 빛을 발해야만 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