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규제에 차별화로 승부수전문가 속속 영입… 생손보 18건 신청"보장성 상품개발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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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상품의 특허라 불리는 '배타적사용권' 부여 건수가 하반기 들어 늘어나고 있다. 금융당국의 전방위적 규제에 보험사들이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 상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는 의미다.

    보험사들이 최근 상품 개발 전문가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장기 보장성 보험 등 고객 맞춤형 신상품이 계속 나올 것이란 기대도 크다.

    8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보험사의 배타적 사용권 신청 건수는 총 18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생보사는 3건, 손보사는 15건으로, 손해보험 상품이 많았다. 

    배타적사용권은 보험업계 일종의 특허권으로, 전문가로 구성된 신상품 심의위원회가 상품의 독창성, 유용성, 진보성 등을 평가해 해당 보험사에 일정기간 부여한 독점 판매권한을 말한다. 해당 기간 다른 보험사는 유사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

    지난해 같은 기간 24건과 비교해서는 6건이나 줄었지만 지난 3월까지 한 건도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들어 크게 늘었다. 하반기에만 7건의 배타적사용권을 취득했다.

    이를테면 DB손보는 지난 7월 '프로미 안심비용보험'의 선박 결항 관련 특약 2종에 대해 각각 3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지난달에도 요양실손보장보험의 요양급여 실손보장, 요양비급여 실손보장의 경우 6개월 배타적사용권을 받았다.

    현대해상은 '무배당굿앤굿어린이종합보험Q'에 탑재된 신담보 2종에 대해 지난 7월부터 3개월간의 독점권을 얻었다. 한화손보도 하반기 출시한 '무배당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에 탑재된 특약 3종에 대해 3개월간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올 상반기 배타적사용권 신청이 저조했던 것은 새로 도입된 회계기준(IFRS17)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사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기존 상품들부터 새로운 제도에 맞춰 계리 과정 및 이익 산출량을 다시 집계해야 했기에 새로운 보험 상품 개발에 투자할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금융당국이 불합리한 보험상품 개발로 보험사의 건전성이 악화하는 것을 막고 불완전판매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까지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단기납 종신보험, 어린이보험, 운전자보험 등의 상품 규제에 나섰다. 

    그동안 효자상품으로 쏠쏠했던 보험상품을 팔 수 없게 되자 새로운 상품 개발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최근 주요 보험사들이 상품개발 관련 외부 전문가를 속속 영입하며 차별적인 상품 경쟁력 강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신한라이프가 지난달 말 배주한 상품기획본부 상무를 선임한 것이 대표적이다. 배 상무는 라이나생명에서 상품개발부 부장, 프라이싱언더부 이사 등을 역임한 상품 관련 전문가다.

    한화손보도 지난 7월 배준성 상품전략본부장을 상무로 선임했다. 그 역시 삼성화재 장기상품개발파트 부장, KB손해보험 장기상품부장과 장기상품본부장 등을 지낸 장기보험 상품 전문가로 불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새 회계제도가 도입되면서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가 유리한 보장성상품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각 사마다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보험 가입 대상을 세분화하고 보장을 다양화하는 등 배타적사용권에 지속적으로 열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