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전면 무료, 거래소 이동 지원금 등 ‘꼼수’ 지적지난해 말 10%대 점유율 현재 30%대까지 큰 폭 상승‘대주주 적격성 문제’·영업비용 확대 등 지적도 이어져
  • ▲ 빗썸이 지난달 진행한 '쓱데이에 빗썸이 100억 쏨(쓱.썸.쏨.)' 이벤트. ⓒ빗썸
    ▲ 빗썸이 지난달 진행한 '쓱데이에 빗썸이 100억 쏨(쓱.썸.쏨.)' 이벤트. ⓒ빗썸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최근 가상자산 시장의 활성화에도 불구하고 그 수혜를 누리지 못할 전망이다. '무료 수수료 정책' 등이 발목을 잡으면서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영향으로 비트코인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향후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빗썸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최근 수수료 무료 정책을 재개하고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면서 실적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수수료 무료의 경우 실제 쿠폰을 적용해야 하는데, 적용하지 않았을 때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0.25%를 받고 있어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기도 하다. 

    15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빗썸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수수료 무료 등 이벤트를 통해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개선됐다. 실제 지난해 말 10%대에 달했던 시장 점유율을 3분기에 최대 40%까지 확대됐다.

    미국의 ‘가상화폐 수도화’를 예고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어느 때보다도 활발한 가운데 빗썸의 공격적인 마케팅 투자로 관련 비용이 높아지며 올해 4분기에는 적자 전환이 우려된다.

    빗썸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나 감소하는 역대 최악의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이에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거래 수수료 전면 무료 이벤트를 시행하며 충성고객 확보에 나섰다.

    지난 2월부터 수수료를 다시 받기 시작하고 지난 상반기 빗썸은 호실적을 달성했다. 이 같은 상승세가 올해 3분기까지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빗썸의 공격적인 마케팅 행보가 ‘무리수’가 될 거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국정감사에서 빗썸이 진행한 수수료 전면 무료 마케팅이 사용자가 직접 쿠폰을 등록해야 하는 방식을 사용해 이벤트 기간 250억원을 벌어들여 논란을 빚었다. 쿠폰 등록이 이뤄지지 않은 사용자에게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중 가장 높은 수준인 0.25%가 적용됐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한 작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빗썸이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은 250억원"이라며 "전체 거래대금의 4분의 1에 수수료가 적용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원실은 빗썸이 수수료 무료 이벤트 중에도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수수료 쿠폰 등록 꼼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빗썸은 이 같은 지적에도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쓱데이 100억 쏨 △전 국민 7만원 비트코인 지급 △최대 20억 거래소 이동 지원금 등 대규모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번 3분기 실적 지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큰 폭으로 늘어난 광고 선전비다. 작년 38억원에 달했던 광고비를 올해 93억원으로 늘렸다.

    또 영업비용을 확대했지만 이용자 수는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통계업체 모바일인덱스 10월 보고서에 따르면 빗썸 어플리케이션(앱)의 월간 활성사용자(MAU) 수는 지난 3월 164만명에 달했지만 4월에는 134만명으로 한 달 만에 30만명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매달 이용자가 줄어들면서 지난 9월에는 110만명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대주주 적격성’ 논란도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국감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빗썸의 경영 행태를 성토하고 나섰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빗썸의 이 같은 행보는 내년 하반기 IPO를 앞두고 이용자 확보를 통해 입지를 다지고 실적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수료 무료 이벤트와 최근 하고 있는 다양한 대규모 이벤트들이 단기적으로 고객 수를 늘리는 효과로 이어질 순 있지만 꼼수 마케팅 질타 등으로 오히려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