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갚은 금액 4년 만에 6배…인원수 7배 증가고금리 속 개인 회생·파산 증가…관리 강화 필요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하는 청년들이 4년 만에 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이 갚지 못한 금액 역시 6배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검토보고서와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 가운데 차주가 갚지 못해 회수하지 못한 금액은 지난해 274억8900만원으로 집계됐다.

    회수 불능 금액은 2018년 47억3000만원에서 지난해까지 매년 증가했다. 1년 전(118억6200만원)과 비교하면 2.3배, 4년 전보다 5.8배 늘었다.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하는 인원도 증가했다. 학자금 대출을 못 갚은 인원은 4778명으로, 1년 전(2218명)보다 2배 이상 늘었다. 2018년(679명)과 비교하면 무려 7배 늘어난 수준이다.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하는 주요 사유는 개인 회생·파산이었다. 

    지난해 기준 개인 회생의 이유로 상환을 면책받은 인원은 3454명, 금액은 178억400만원에 달했다. 회수 불능 금액의 64.8%, 회수 불능 인원의 72.3%가 개인 회생 때문이었다. 파산 면책으로 인한 회수 불능 인원은 954명, 금액은 71억9200만원이었다.

    이처럼 학자금을 갚지 못한 인원과 액수가 증가한 건 시중 금리가 상승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학자금 대출 금리는 2021년부터 시중 금리보다 낮은 1.7% 수준으로 부담이 적다. 그러나 시중 금리가 상승하면서 다른 대출로 진 이자 부담이 높아진 청년들이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시중 금리의 기준이 되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1년 말 1.0%에서 지난해 말 3.25%까지 상승했다. 특히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 초년생인 대다수 차주가 집값 상승,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상징되는 투자 열풍 등을 겪으면서 학자금 대출을 상환하는데 어려움이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학재단 관계자는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한 인원들은 대부분 다른 채무도 보유하고 있다"라며 "학자금 대출 자체가 커서라기보단 고금리로 (다른 빚을 갚지 못해) 개인 회생·파산이 늘어나면서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회 예결위는 검토 보고서에서 학자금 대출 대상, 요건, 상환 스케줄 등 집행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학자금 대출의 재정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 예결위 측은 "상환 불능 인원과 금액이 늘어나는 것은 사회적 문제로도 귀결될 수 있다"라며 교육부와 장학재단에 대출 관리 강화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