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일 임시 국무회의서 노란봉투법 재의요구안 의결한덕수 총리 "노조, 타협 없이 모든 문제 실력 행사로 해결하려 들 것"양대노총 반발… "재벌 대기업 이익만 대변·노동개악 맞설 것"한국노총, 경사노위 회의 불참… 복귀 선언 한 달만에 파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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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일 이른바 '노란봉투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안(거부권)을 의결한 가운데 노동계가 '노동개악'을 멈추라며 반발하고 나섰다.대통령 직속 노·사·정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유일한 노동계 참여자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이번 결정에 반발해 부대표급 회의에 불참하기로 했다. 경사노위 복귀를 선언한 지 불과 한 달여만이다. 노·정 관계가 급격히 냉각할 조짐이 보인다.정부는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 등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3조 개정안을, 방송 3법은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각각 일컫는다.노란봉투법은 사용자 개념과 쟁의범위를 확대해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와 가압류 등을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지난달 9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와 경영계 등은 '불법파업조장법'이라고 우려한다. 노동계는 '합법파업보장법'이라고 맞서는 입장이다.한 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개정안들이 과연 모든 근로자를 위한 것인지,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그동안 정부는 여러 차례 개정안의 부작용과 문제점에 대해 설명했지만, 충분한 논의 없이 국회에서 통과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그는 노란봉투법을 지목해 "노동쟁의 대상이 크게 확대됨에 따라 그동안 조정이나 사법적인 절차, 공식적인 중재 기구 등을 통해 해결해오던 사안까지도 모두 파업을 통해 해결을 시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면서 "이 경우 노조가 어떤 사안이건 대화와 타협보다는 실력 행사를 통해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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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노총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이제 겨우 한 발 나아갔던 노동 3권과 노조할 권리가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또 다시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은 진짜 사장을 찾아 헤매야 하며, 손해 가압류 폭탄으로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목숨을 잃어야 할지 모른다"면서 "변함 없는 투쟁으로 윤 정부의 노동개악과 탄압에 맞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양대노총 중 하나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성명서를 내고 "윤 정부는 노란봉투법에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자신들이 재벌 대기업의 이익만을 편협하게 대변하고 있음을 스스로 폭로했다"면서 "노동개악과 노동권 침해로 노동자의 삶을 파괴하는 윤 정부에 온 힘을 다해 맞서겠다. 노란봉투법이 현장에서 관철되도록 싸울 것"이라고 했다.한국노총은 이날 예정된 경사노위 부대표급 회의에도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지난 5월 경사노위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가 지난달 대통령실의 요청에 따라 5개월 만에 복귀 결정을 내렸던 바 있다. 한국노총은 경사노위의 유일한 노동계 참여자란 점에서 이들의 복귀는 노·사·정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경사노위는 다시 냉각할 공산이 커졌다.일각에서는 한국노총의 이번 불참이 예견된 수순이란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정부와 노동계는 노조 회계공시 의무화와 근로시간 개편안 등을 두고 지속해서 갈등을 빚어왔다. 노란봉투법도 갈등의 핵심 사안으로 꼽혔다. 경사노위 정상화에 앞서 윤 대통령이 노란봉투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게 되면 노·정 관계가 다시 악화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윤 대통령은 재의요구안을 재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여당은 그동안 일관되게 법안의 문제점을 지속해서 얘기해 왔다"면서 "민주당이 법안을 강행 처리하기 전부터 명확히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기에 (재의요구안 의결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