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대비 4.2배 증가…GDP 대비 비중 15%→41%당국 "경공매 활성화로 PF 사업장 가격 이견 좁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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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비은행권이 보유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또 경신한 것으로 추산됐다.
레고랜드 사태도 예방주사 역할을 못하고 여전히 PF 부실 정리가 이뤄지지 않은 영향이다.
10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은행권이 보유한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는 926조원으로 전년(886조원)보다 4.5% 증가했다.
사상 최대치 경신으로 10년 전보다는 4.2배 증가했다.
지난해 증가세는 10년간 연평균 증가세에 비해 감소했지만, 여전히 빠른 수준이다.
그림자 금융은 비은행 금융기관 또는 비은행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금융투자상품을 말한다.
부동산 그림자 금융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동산을 매개로 자금 중개나 신용창출 기능을 수행하는 PF 대출·보증, PF 유동화증권, 부동산신탁, 부동산펀드와 특별자산펀드다.
우리 경제 규모 대비 비은행권이 보유한 부동산금융 비중도 큰 폭으로 확대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그림자금융 비중은 2013년 15%에서 2023년 41%로 늘었다.
부동산 그림자금융은 자금중개의 경로가 길고 복잡하며 채권시장 및 단기자금시장 등과 밀접히 연계돼 있어 차입(레버리지)이 크다.
한 곳이 부실화되면 금융기관이 연쇄 손실과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실물경제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2022년 하반기 부동산 PF 관련 자금경색 위기를 불러온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대표적 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금융권이 보유한 PF 부실 정리 지원에 나섰지만, 전체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가 실질적으로 줄어드는 수준까지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지난해 PF 부실과 부동산으로 자금이 쏠리는 데 대해 억제가 필요하다고 경고가 많이 이뤄졌는데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부동산 그림자금융의 규모가 많이 증가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전체 그림자 금융 중에서도 차지하는 비중이 유례 없이 높아 우리 잠재성장률을 깎아 먹는 좀비 같은 역할을 하는 만큼 보다 생산적인 곳으로 시중자금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업권 등 2금융권에 경·공매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 정리가 더디게 이뤄지는 가운데 PF 사업장 가격을 둘러싼 이견이 극심한 가운데 가격 산정 및 경·공매 절차 등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금감원은 PF 사업장 평가 분류를 기존 3단계에서 4단계로 세분화하는 방안도 이달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