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硏, 환율 변동이 국내 제조업 기업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 발표"원화가치 10% 하락시, 제조업 영업이익률 0.46%p↑·노동생산성 0.81%p↑"원화 가치 하락 대규모기업집단의 영업이익률에는 부정적최근 원/달러 환율 방향성 예단 어려워 … 외환시장 불안감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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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가치 절하가 국내 제조업의 기업 성과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환율 변동이 국내 제조업 기업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06~2021년 국내 제조업 기업의 수출입 의존도(38.5%, 29.9%)를 고려했을 때 원화의 가치가 10% 하락하면 영업이익률은 0.46%포인트(p), 노동생산성은 0.81%p 각각 상승했다.
이는 수출제품의 가격 하락, 가격경쟁력 개선 등으로 인한 매출효과(영업이익률 0.62%p, 노동생산성 1.67%p)가 수입 중간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효과(영업이익률 -0.16%p, 노동생산성 -0.86%p)보다 크기 때문이다.
2021년 기준 개별 기업의 수출입 의존도를 고려했을때 실질실효환율이 10% 하락함에 따라 제조업 기업 중 73%(67%)의 기업은 영업이익률(노동생산성)이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의존도가 가장 높은 기타운송장비 제조업의 수출기업을 고려할 경우, 환율이 10% 상승하면 영업이익률이 1.21%p 노동생산성은 2.84%p 개선했다.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기업 성과의 개선효과는 소재부품산업군에서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적인 영업이익률은 소재부품산업군(4.2%)이 가장 높고, 노동생산성 증감률은 ICT산업군(2.8%)이 다른 산업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수출의존도는 ICT산업군에 속한 기업이 기계장비, 소재부품 산업군의 기업보다 높았고 수입의존도는 기계장비산업군의 기업에서 가장 낮았다.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매출효과는 모든 산업군에서 영업이익률에 유의하게 긍정적으로 기여한 반면 비용효과는 ICT산업군의 기업에만 유의하게 영향이 있었다.
실질실효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ICT산업군에 속한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0.11%p(매출효과 0.32%p, 비용효과 -0.21%p)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소재부품산업군에 속한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0.42%p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
영업이익률과 마찬가지로 소재부품산업군에 속한 기업일수록 환율 변동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다. 기계장비와 ICT 산업군은 매출효과에 따라 노동생산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보이기는 하지만 비용효과에 의해 그러한 개선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했다.
기계장비산업군의 비용효과가 다른 산업군에 비해 유의하게 작게 나타났는데 이는 관련 기업의 수입의존도(13.4%)가 다른 산업군에 비해(소재부품 23.2%, ICT 23.6%) 상당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원화 가치의 하락이 대규모기업집단의 영업이익률에 미치는 효과는 부정적이었다. 실질실효환율이 10% 하락하면 대규모기업집단의 영업이익률은 0.29%p 하락했다.
이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규모기업집단의 수출전략이 점차 가격경쟁에서 기술 경쟁으로 변화하면서 원화의 가치가 하락했을 때 제품의 수출가격 하락을 통한 매출 증대와 같은 매출효과가 사라졌음을 시사한다고 산업연은 봤다.
영업이익률과 대조적으로 환율의 변동은 대규모기업집단의 노동생산성에는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연은 "환율의 급격한 변동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기업이 속한 산업의 특성, 기업의 대규모기업집단 소속 여부 등을 고려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규모기업집단 소속기업의 경우, 환율의 변동에 대한 영향이 일반기업과 다른 모습"이라며 "기업집단이 자체적으로 환율 변동의 영향을 해소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환율의 급격한 상승의 부정적인 영향을 상당히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하므로 이에 대한 정책적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