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5조 투자한화에어로 개념연구 수행중2040년 이후 연간 수십조 경제 효과 기대
  • ▲ 김동관 부회장이 ADEX 한화그룹 전시관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한화그룹
    ▲ 김동관 부회장이 ADEX 한화그룹 전시관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한화그룹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정부의 터보팬 엔진 개발 계획에 따라 독자 항공엔진 개발에 나선다.

    정부가 발주한 첨단 항공엔진 개념연구를 수행 중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국방부 출입기자 대상 간담회에서 첨단 항공엔진 개발을 미래 방산수출 확대를 위한 핵심 과제로 꼽았다.

    이광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장(전무)은 "정부가 최근 첨단 항공엔진을 포함한 가스터빈 엔진을 12대 국가전략기술과 신성장원천기술로 선정한 만큼 항공엔진 기술은 미래 방위산업을 이끌 핵심기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위사업청은 작년 12월 첨단 항공엔진 개발을 위한 개념연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방사청은 10년 이상의 연구개발 기간에 약 5조원 이상을 투입해 2030년대 후반에 국산 전투기에 적용할 엔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항공엔진을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현재 개념연구를 수행 중이다.

    방사청은 2030년대 중후반까지 국산 전투기에 장착할 수 있는 1만5000lbf급 터보팬 엔진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lbf는 엔진 출력의 단위로 1만lbf 이상은 제트기 급으로 분류된다. 항공엔진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일부 선진국만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선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중심으로 항공엔진 개발을 위한 설계 및 소재, 공정 및 부품 기술을 개발 중이다. 민간 업체는 면허생산 등으로 항공용 가스터빈 엔진 및 일부 부품을 제작·조립하는 기술은 가지고 있으나, 독자적으로 항공엔진을 설계·제작할 수 있는 기술은 부족한 실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0여 년 동안 외국 업체의 라이선스를 활용해 항공 엔진을 생산해왔고, 오는 4월 엔진 1만대 누적 생산을 달성하게 된다. 현재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에 탑재되는 엔진을 미국 GE사의 라이선스를 활용해 제작하고 있다.

    이 전무는 "무인기 중심의 미래 전장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전투기 엔진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인기에 탑재되는 엔진은 미사일 기술통제체제(MTCR),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수출관리규정(EAR) 등 각종 규제에 따라 수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기 때문에 독자 개발 필요성이 크다고 그는 강조했다.

    첨단 항공엔진 개발에 성공하면 국내 약 100개 업체가 수입하던 부품을 자체 생산할 수 있고, 독자적인 엔진 정비도 가능해진다.

    아울러 민간 항공기와 해양, 발전 등에 적용할 수 있는 파생형 엔진 분야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면 직간접적인 경제효과는 2040년 이후 연간 수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추정했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 역시 첨단 항공엔진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일본과 중국이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독자 엔진 개발에 사실상 성공한 가운데 최근 튀르키예도 미국 GE사의 F-110 엔진을 장착한 5세대 전투기의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고 2028년부터 자체 엔진도 생산할 계획이다.

    일부 선진국은 이미 6세대 무인 전투기 개발 경쟁에도 뛰어들었다. 6세대 전투기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화, 유무인 복합운용, 레이저 무기 탑재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적용되는 만큼 고성능 엔진이 요구된다.

    이 전무는 "첨단엔진 개발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6세대 전투기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엔진 확보"라며 "앞으로 규격시스템, 소재 데이터베이스 등을 빠르게 확보해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