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크프로비엠 유증에 주주반발 확산, 주가 곤두박질성장 정체 K배터리, 유상증자 발표 후 주가급락 반복유증 두고 '주주가치 희석' VS '투자 재원' 논란 팽팽유상증자시 사전 투자자 설득 작업 선행돼야
  • ▲ 에코프로비엠 헝가리 공장ⓒ에코프로비엠
    ▲ 에코프로비엠 헝가리 공장ⓒ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비엠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강행하면서 K-배터리의 고질병인 유상증자 후 주주 반발이라는 문제가 다시 반복되고 있다. 

    유상증자가 주주가치 희석으로 주식시장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비판이 확산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에코프로비엠의 대규모 유상증자 단행 소식에 회사 주가는 급락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상증자 공시 이후 3거래일동안 주식시장에서 에코프로비엠은 12.7% 하락했고, 지주사인 에코프로는 18.1% 급락했다. 공시 당일인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각각 14만 2500원, 10만 6600원이던 주가는 3일 마감 기준 12만 4400원, 8만 7300원으로 하락했다.

    앞서 에코프로비엠은 지난달 30일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유상증자의 신규 발행 주식 수는 990만 990주로, 기존 발행 주식 총수의 약 10.1%에 달하며 이는 상장 이래 최대 규모다.

    시장에서는 에코프로 측이 회사채 대신 유상증자를 택한 것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유상증자의 타이밍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가 증시 체질 개선을 위해 가치 제고 정책에 사활을 거는 가운데, 코스닥 출범 30주년을 하루 앞두고 대장주가 대규모 기습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는 유상증자에 대해 심사를 강화하고 있는 금융감독원의 문턱을 넘을지도 미지수다.

    이에 대해 에코프로는 투자 일정과 재무 건전성을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제련소 지분을 기존에 계획한 19%에서 39%로 확대한데다 고금리로 인해 차입시 이자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 ▲ 부산 금양 사옥ⓒ금양
    ▲ 부산 금양 사옥ⓒ금양
    K-배터리사의 유상증자 잔혹사는 과거에도 반복됐다.

    이차전지 열풍을 타고 2023년 시가총액 10조 원에 육박했던 금양은 현재 거래정지 직전 종가인 9900원에 멈춰 서며 고점 대비 94.9%나 폭락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금양의 추락이 무리한 유상증자 추진과 공시 번복에서 비롯됐다고 평가한다.

    금양은 지난달 30일 사우디아라비아 투자사 '스카엡'을 대상으로 한 405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납입일이 오는 9월 30일로 또다시 3개월 연기됐다고 공시했다. 금양의 경우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이후 주주들의 반발을 샀고, 광산 실적 추정치 논란과 공시의 번복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제3자 배정으로 전환했으나, 이마저도 9차례나 납입이 연기되며 자금 조달에 실패했다.

    현재 상장폐지가 결정된 금양은 법원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으로 시간을 벌고 있지만 자금 조달 차질로 시설 투자가 멈춰선 상태다. 약 24만 명의 소액주주 자금이 갇힌 가운데 상장폐지 흐름을 되돌리는 건 불가능에 가깝단 평가다.

    지난해 삼성SDI 역시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후 주가가 추락한 바 있다. GM과 합작법인 투자와 전고체 배터리 설비 증설 등 자금 조달 목적이 있었음에도, 유증 발표에 따른 지분 희석 우려와 무배당 정책 발표가 겹치며 단기간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된 바 있다.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성토가 쏟아지기도 했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단순 자금 조달을 넘어 주주가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많아져 향후 유상증자 설계에 대한 시장의 검증은 한층 깐깐해질 것"이라며 "주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배당 등 주주 수익 기대감을 키우기 위한 설명이 따라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유상증자를 무조건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봐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한 관계자는 "투자 확대를 위한 유상증자는 생산적 금융의 확대라는 관점에서 바람직한 측면도 있다"며 "다만 증자 과정에서 주주들과 충분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