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르면 25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본회의 상정최대 18조원 예산 투입 …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 커내수활성화 효과 미미 … "누굴 위한 정책인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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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르면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전 국민에게 25만~35만원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는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대규모 국가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국민 생활을 안정화하고 소비를 진작시켜 경제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런 지원의 취지와 달리 최근 나라 곳간 사정이 좋지 않은데 재정 건전성만 나쁘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정책에 투입될 국가 예산은 12조8193억원에서 최대 17조9471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소비 진작 효과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올해 1~5월 걷힌 국세 수입은 151조원으로 작년 동기간 대비 9조1000억원 줄었다. 정부 안팎에서는 지난해 56조원 규모의 세수 펑크가 발생한 데 이어 올해에도 10조원대의 세수 결손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질적인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도 5월 기준 누적 74조4000억원 적자다.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집행으로 지출이 크게 늘었던 2020년 1~5월(-77조9000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상품권 발행 비용까지 반영한다면 실질적인 정부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국민 5000만명 중 4000만명은 지역사랑상품권을 쓰지 않고 있다면서 사용에 번거로움이 크고 추가적인 비용이 들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소비 진작 효과에도 물음표가 붙는다. 2020년 문재인 정부가 14조2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전 국민을 대상으로 1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으나, 약 30%만이 소비에 쓰였고 나머지 70%는 저축과 빚 상환에 활용돼 소비증진 효과가 미비했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 결과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김미루 KDI 연구위원은 4월 방송에 나와 "당시 분석 결과로는 전반적인 효과가 전체 투입 예산 대비 약 30% 내외 소비 증대 효과가 나타났다"며 "이와 같은 배경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25만원 민생지원금이 현재 꼭 필요한 정치인지, 부작용은 없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예산을 나눠 부담하는 지역사랑상품권의 특성상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는 상품권 발행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단 문제도 제기된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제학과 교수는 "앞선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종부세가 줄어들면서 지방재정은 훨씬 더 나빠져 있는 상황"이라며 "일부 지자체는 상품권 발행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이와 유사한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할 경우 국가 재정 건정성이 악화돼 국가 발전을 위한 투자에 힘을 싣지 못할 거란 우려도 생긴다.
이병태 교수는 "이런 정책 목표가 불분명한 현금 보편적 복지를 시행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라며 "해당 정책으로 경제성장을 일으키는 것도 아니고 빈부격차를 해소하는 것도 아닌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도 "지금도 재정 상황이 어려운데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모르겠다"며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만 줘야 한다. 아무에게나 다 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포퓰리즘으로 한 번 인기를 얻으면 비슷한 정책을 남용할 수도 있다"면서 "이런 식이면 국가 발전을 위한 투자에는 상대적으로 재정 투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