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매도에 3%대 하락 52주 신저가 경신…5만5000원 마감PBR 0.98배 청산가치 밑으로…주가 역사적 저평가 국면반도체 등 국내 주력 수출 업종 타격 전망…시장 우려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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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연이은 악재에 끝없이 내리고 있다. 증권가에선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 규모가 커지면서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까지 하락, 역사적 저점에 다가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51%(2000원) 하락한 5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우 또한 전일보다 2.54%(1200원) 내린 4만6000원에 거래됐다.삼성전자 주가가 종가 기준 5만5000원까지 내린 것은 지난 2022년 9월 30일(5만31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신저가를 기록하면서 PBR은 0.98배를 기록했는데, PBR 1배 이하는 기업가치가 청산가치를 밑돈다는 것을 의미한다.주가는 외국인 투자자가 끌어내리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9월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를 14조3195억 원가량 팔아치웠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에도 5420억 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았다.지난 9월 2일부터 33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팔던 외국인은 지난달 말 2거래일간 주식을 사들이며 순매수세 전환 기대감을 높였지만, 이후 다시 9거래일 연속 주식을 팔았다.증권가는 현재 삼성전자 주가가 밸류에이션 대비 과도하게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다수 전문가들은 최근의 주가가 역사적 저평가 국면이라고 설명한다.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2개월 전망 PBR은 1.0배로 밴드 하단인 0.84배에 근접했다"라며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 캐파 잠식으로 인해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재 주가는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다만 주가 반등 시점에 대해선 회의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단기간 내 삼성전자 주가의 반등을 가져올 상승 동력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다.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메모리 시장의 수요 디커플링이 심화하면서 업황이 둔화 구간으로 진입할 것"이라며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 모멘텀은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김 연구원은 이어 "HBM 시장에서 경쟁사와 격차를 좁히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삼성전자의 주가는 낙관적인 판단을 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평가했다.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과거 메모리 업사이클에서는 선행 투자를 통해 빠르게 늘어나는 수요를 먼저 흡수하는 삼성전자가 가장 유리했으나, AI와 관련한 특정 수요만 좋고 그 외 IT 수요가 좋지 않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매출 기여도가 낮은 성숙 공정 캐파는 오히려 원가에 부담"이라고 말했다.특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점은 반도체 섹터 전반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실제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전에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뺏어가고 있다고 경고장을 날린 바 있다. 이에 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TSMC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동반 약세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 2기 집권에 따라 미국 반도체 칩스법 중단, 축소 우려가 존재한다"라며 "보조금 지급이 중단, 축소되면 미국에서 한국 기업의 반도체 투자가 위축, 정상 가동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무엇보다 삼성전자가 기회를 되찾기 위해서는 결국 본업의 기술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가가 경쟁사 대비 부진한 근본적인 이유는 품질 관련 이슈가 전 제품에 걸쳐 제기된 영향"이라고 말했다.김 연구원은 "이 문제를 내년에 해결할 수 있는지가 주가 반등 및 수익성 개선, 반도체(DS) 사업부의 경쟁력 회복에 절대적 기준이 될 것"이라며 "현시점에서는 그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는 구간"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