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객실 금연·호캉스 열풍에 국내 투숙객 크게 상승… 어메니티 특별제작, 이벤트 진행 등 경쟁 치열
  • ▲ 글래드 강남 코엑스 센터 스탠다드 룸. ⓒ글래드호텔
    ▲ 글래드 강남 코엑스 센터 스탠다드 룸. ⓒ글래드호텔

    국내 '호텔'들의 인식 변화가 성공적이다. 최근 수년간 국내 소비자들의 호텔 투숙이 눈에 띄게 늘었고, 외국 호텔 브랜드들이 대거 신규 진입하는 등 국내 호텔업계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폭염으로 국내 호텔 투숙객이 크게 늘었다. 서울 더플라자호텔은 지난달 내국인 투숙객 비율이 25% 이상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례적인 폭염으로 인해 올해 여름철 국내 호텔들은 국내 투숙객들의 '호캉스(Hotel+Vacance 합성어)' 열풍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여름 휴가 때 호텔을 이용하겠다고 응답한 비중은 지난해 5.0%에서 올해 6.5%로 늘었다.

    연간 수치를 따져봐도 국내 투숙객들의 호텔 투숙이 크게 늘었다. 한국관광공사 국민여행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여행을 이용 시 호텔을 이용한 비중이 6.9%로 2014년 5.5%에 비해 증가했다.

    지난 2016년에는 7.5%까지 증가하는 등 국내 투숙객들의 호텔 투숙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과거 국내 호텔들은 외국인 고객을 주요 투숙객으로 삼아야 했다. 국내 투숙객들의 비중은 크게 낮았다. 가장 큰 이유는 너무 비싼 가격 때문에 국내 여행 시 호텔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아울러 인식도 한 몫했다. 호텔과 모텔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은 탓에 모텔이 호텔이라는 이름을 사용해 소비자들이 호텔을 저평가 하게 됐다. 통상적으로 편의시설, 어메니티 등을 제공하는 호텔과 숙박만 제공하는 모텔은 가격과 인식 면에서 큰 차이가 있어야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이를 인지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모텔 역시 일정시간 객실을 빌려주는 '대실', 성인용품 구비 등으로 안좋은 인식이 팽배해진 상황이었다. 남녀가 데이트를 할 때만 이용하는 이른바 '러브모텔' 이미지가 고착화된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수년간 국내 숙박업계 사이에서는 대실과 성인채널·성인용품 구비를 없애는 등 건전한 숙박 문화를 자리잡게 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금연구역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금연건물들이 대거 들어서게 됐다. 숙박업소들이 전 객실 금연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쾌적한 숙박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환경이 하나둘씩 갖춰진 것이다.

    그러면서 국내에 중저가 호텔 브랜드들이 대거 진입했다.

    호텔신라는 비즈니스호텔 브랜드 '신라스테이'를 2013년 처음 선보인 이후 지난해까지 11개로 확장했다. 신라스테이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편안하고 즐거운 호텔경험을 희망하는 고객의 가치에 부합하는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브랜드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시티호텔과 L7 호텔을 내세워 국내 투숙객 유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3개 지점이 운영되고 있는 L7브랜드는 합리적인 가격대로 즐기는 도심 속 휴식 공간을 표방하고 있다.

    메리어트인터내셔널 역시 최근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을 오픈하는 등 국내에만 다수 호텔을 운영 중이다. 최소 10만원 전후로 하는 합리적인 가격대여서 국내 투숙객들 사이에서 '가성비 호텔'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제주와 서울 5개의 호텔을 운영 중인 글래드 호텔은 어메니티를 특별제작하고, 국내 투숙객을 위한 패키지를 내놨다. 글래드 호텔 마케팅 관계자는 "글래드 호텔은 ‘숙면’과 ‘휴식’을 컨셉으로 최고급 침구류와 메트리스 등 고객의 최상의 숙면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고 전했다.

    이처럼 국내 호텔들은 내국인 전용 이벤트를 운영하는 등 국내 투숙객 유치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 호텔이 눈에 띄게 늘었고, 소비자들의 인식 수준도 크게 뛰었다"며 "돈을 투자하되 가성비를 따지는 스마트한 소비자들에 맞게 합리적인 가격대로 최고의 숙박 경험을 제공하는데 중점을 둔 호텔들의 국내 투숙객 유치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