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달튼2 공장 100% 가동 중"재고누적-공급과잉 우려 불구 독려5000억~6000억 IRA 보조금 기대中태양광도 우회 진출도 제동… 한화에 힘 실려
  •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AP뉴시스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AP뉴시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역발상을 통해 미국 태양광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현지 시장이 중국산 태양광 모듈로 공급과잉 상태에 이르렀으나 오히려 생산에 박차를 가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26일 한화솔루션의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조지아주 달튼2 공장을 100% 수준으로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양산을 시작한 달튼2 공장의 연간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은 3.4GW이다. 이는 미국 52만5000 가구가 1년 동안 쓸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미국의 태양광 모듈 재고가 1년 넘게 쌓여있다는 점에서 한화솔루션의 달튼2 공장 '풀가동'은 이례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말 미국 태양광 모듈 재고는 45GW다. 올해 미국 태양광 모듈 설치량 전망치가 38GWH라는 것을 고려할 때, 약 1.2년 치 재고가 쌓여있는 셈이다. 

    IEA는 2022년 수준까지 재고가 하락하기 위해선 2년이 필요하고, 완벽히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4년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한화솔루션이 공급과잉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풀가동을 하는 배경에는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특별 규정'을 노린 전략이 숨어있다.

    IRA 특별 규정에 따르면 태양광 모듈을 타사가 아닌 한 지붕 아래의 계열사에 판매해도 AMPC(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 보조금 신청이 가능하다.

    위정원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한화솔루션은 북미 지역 내 판매 법인에 생산 물량을 넘기기 때문에 실제 판매 여부와 관계없이 AMPC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칫 골칫덩이 재고로 전락할 뻔한 태양광 모듈이 계열사를 한 번 거치자 보조금을 받아오는 효자로 탈바꿈한 것이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수령할 것으로 예상되는 AMPC 보조금이 5000억원에서 6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솔루션의 북미 판매 법인은 미국 현지 태양광 모듈 재고가 점차 소진되고, 가격이 반등하는 시기에 '제값 받기'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태양광 모듈의 수명은 통상적으로 20~35년이기 때문에 가격 반등까지 기다릴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 

    인공지능(AI) 열풍, 미국의 규제도 한화솔루션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AI 발달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자 건설하는 데 수년이 걸리는 가스, 원자력 발전소 대신 당장 설치가 가능한 태양광 모듈이 재조명받고 있다. 

    'AI의 아버지' 샘 올트먼이 이달 태양광 스타트업 '엑소와트'에 2000만달러 투자를 단행하면서 침체된 태양광 업계에 다시 볕이 들고 있다.

    한편 동남아 등을 우회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양면형 태양광 패널에 대한 관세 면제를 미국 정부가 폐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어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배팅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