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2Q 영업익 시장컨센서스 상회SUV 믹스 개선 , 우호적 환율 효과 덕분
  • ▲ 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 사옥.ⓒ뉴데일리
    ▲ 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 사옥.ⓒ뉴데일리

     

    2분기 현대자동차그룹의 자동차 계열사 3인방(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이 나란히 시장기대치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발표했다. 우호적인 환율 상황과 SUV 판매 증가에 따른 믹스 개선 등으로 1분기 이상의 성과를 내며 선전했다.


    29일 자동차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16년 2분기 매출액 24조6777억원, 영업이익 1조76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1%, 0.6% 증가한 수치다.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성적이다. 증권가는 "우려가 컸던 만큼 반가운 실적임에는 틀림없다"며 "SUV 믹스 개선효과와 금융법인의 자산증가에 따른 영업수익 증가 영향이 컸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현대차의 부문별 영업이익을 보면 자동차부문은 6.9%로 예상치 수준이었지만, 금융법인은 예상치보다 2.2%포인트 높은 7.3%를 기록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프로모션 강화에도 불구하고 금융법인의 대손비용, 이자비용이 컨트롤되면서 1분기보다 수익성이 개선됐다"라고 설명했다. 또 "기타부문에서는 로템과 케피코가 수익성 개선으로 영업이익률이 예상치 이상인 9.4%를 기록하며 호실적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도 "2분기 실적은 판관비 중 판매보증비의 증가폭이 컸고, 비자동차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큰 폭으로 개선됐으며, 중국법인 가동률 회복에 따른 지분법 평가이익 증가가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 ▲ 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 사옥.ⓒ뉴데일리


    이처럼 현대차는 2분기에 1분기 부진을 털어냈다.


    기아차도 2분기에 시장기대치를 충족하는 성적표를 냈다. 2분기에 매출액 14조4500억원, 영업이익 77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 16.1%, 18.5% 성장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시장기대치로 매출액 약 13조5520억원, 영업이익 7390억원을 예상한 바 있다.


    기아차의 이 같은 성과는 글로벌 재고 감소에 따른 매출 실현과 개소세 인하, 신차 출시 등 내수시장 호조, RV 제품 믹스 개선, 원화약세 효과 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유럽 지역에서 기아차 판매가 크게 늘었다. 2분기 유럽판매 매출액은 3조2220억원을 기록했다. 신형 스포티지 판매 비중이 1분기 20%에서 2분기 28%로 증가하며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국내판매 매출액이 3조4680억원임을 고려하면 빠르게 판매가 늘고 있는 것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호실적은 1분기와 유사한 흐름이었다"며 "상반기 판매단가가 높은 RV 비중이 38.4%로 전년 동기보다 4.3% 높아지면서 영업이익이 시장기대치를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도 2분기에 매출액 9조8540억원, 영업이익 78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2%, 10.9% 증가한 실적을 달성했다. 시장기대치인 매출액 9조6140억원, 영업이익 7750억원을 충족시키는 수치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완성차보다 양호한 실적이라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춰가고 있다고 호평했다.


    현대·기아차의 2분기 글로벌 생산량이 203만9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1.4% 늘어난 것에 비해 현대모비스 모듈&부품제조 매출은 8조2070억원으로 13.7%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신차 출시시 핵심부품 장착률이 올라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2분기 핵심부품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2.5% 증가한 2조9460억원을 기록했다.


    또 A/S사업부도 매출액 1조6470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 안정화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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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투자증권

     

    ◇ 하반기 전망은 흐림, '내수침체·브렉시트·노사갈등' 악재

    이처럼 현대차그룹 계열사 3인방이 나란히 2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하반기 전망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상반기 내수시장을 이끈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되면서 하반기 내수절벽이 우려되고, 브렉시트에 따른 유럽 수요 위축 가능성, 불안한 노사관계 등 악재가 예고되기 때문이다.


    고태봉 연구원은 "한국에 유리하게 전개될 것 같았던 환율방향이 미국의 금리인상 연기가능성으로 달러약세-원화강세로 전환됐고, 원-유로환율도 부정적"이라며 "여기에 일본이 재정+통화정책을 쓰면서 엔화약세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간 대립의 강도에 따라 생산량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3분기는 휴가와 파업이라는 공급부족 상황에서 재고경감이란 긍정적 측면과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란 부정적 측면이 혼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수홍 연구원도 "하반기 신흥시장 수요회복 기대가 있지만, 내수·미국·유럽 등 주요시장 성장세 둔화와 경쟁심화가 예상된다"며 "파업 등 생산차질 가능성, 유로화/위안화 약세 등도 불확실한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좋은 흐름을 이어간 기아차 역시 3분기부터 둔화가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전재천 연구원은 "국내 개소세 인하 종료에 따른 판매 위축 우려와 미국시장 판매 둔화 우려가 있다"며 "특히 유럽에서 브렉시트 이후 수요 위축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우 연구원 역시 "내수 판매 감소와 유럽 수요 위축이 우려된다"며 "다만 2분기 호실적을 견인한 K7과 모하비의 주문이 2~3개월가량 밀려 있고, 니로 판매도 증가세여서 3분기에 급격한 실적악화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완성차들과 달리 수익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차의 노사갈등에 따른 파업, 여름휴가 등으로 생산 감소 피해가 우려된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에서의 기저효과와 미국 알라바마 공장 싼타페 생산 본격화, 유럽 SUV 판매 호조, 멕시코 공장 본격화 등이 국내 생산 감소를 상쇄할 것이란 분석이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내수 위축 전망에도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 호조와 중고급 신차 확대를 통한 핵심 전방 비중 증가, 비용 절감 강화 등으로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며 "다만 4분기에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급격한 생산 확대 기저효과로 매출 역성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